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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제조시설 “英정부 지원 줄면 미국으로 옮길 것”

정권 교체 후 보조금 절반 이상 축소 움직임에

필라델피아 또는 인도로 이전 가능성도 제기

아스트라제네카.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노동당 정부의 국가 보조금 삭감 계획에 반발해 백신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스페케 백신센터를 미국 필라델피아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아스트라제네카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센터에 제공하는 국가 보조금으로 4000만 파운드(약 702억4000만 원)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아스트라제네카가 스페케에서 새로운 백신을 연구·개발·제조하는데 4억5000만 파운드(7897억5400만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아스트라제네카가 최대 1억 파운드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협상에 나섰고, 이에 영국 정부는 보건안보국의 연구개발 지원을 포함해 총 9000만 파운드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키어 스타머 총리 취임 이후 재무부가 보조금 지원에 대한 재검토에 나섰고, 이를 대폭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앤드류 그리피스 전 영국 재무장관은 "새 정부가 자금 지원을 늘리지 못할 경우 영국에 엄청난 후퇴가 될 것"이라며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기업이자 가장 가치 있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의에 참석한 한 인사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을 해외에서 제조하려는 움직임을 언급하면서 "영국은 백신을 수출하는 대신 수입하게 될 수 있고, 우리는 많은 주권적 역량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인도에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관계자의 발언도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스페케 공장에서 비강 내 독감 백신 '플루미스트라'를 생산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우리는 스페케에서 기회를 추구하는데 전념하고 있으며, 영국 정부와 건설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이나 인도에서 진행 중인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영국 재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영국을 새롭고 혁신적인 의약품을 개발하고 제조하기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스페케에 계획된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와 긍정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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