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지난주 금요일에 이어 5일에도 대폭락하며 공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의 구매자관리지수인 PMI(Purchasing Managers’ Index)가 예상보다 하락하는 등 미국발(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매달 20개 업종, 400개 이상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문·생산·재고·출하·가격·고용 등에 대해 조사해 PMI를 산출한다.
미국의 올해 7월 제조업 PMI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46.8로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경기 전망치인 PMI는 보통 50 이상이면 확장, 50 미만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한 4.3%를 기록하며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PMI 하락뿐 아니라 중동에서의 확전 우려 고조,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실적 거품론 등도 경제 심리 위축에 영향을 줬다. 심지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9월 금리 인하 시사 발언도 현재 경기가 좋지 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중국의 PMI도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중국 제조업 PMI가 49.4를 기록하며 3개월째 경기 수축을 나타냈다. 중국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차이신(財新)이 주로 소규모 수출 업체들을 조사해 발표한 PMI도 6월 51.8에서 7월에 49.8로 떨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만약 PMI를 조사한다면 50을 훌쩍 밑돌 것이 틀림없을 정도로 주요국들의 경제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돈을 풀었다. 하지만 이제는 빚으로 유지되던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소비 시장도 침체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경제가 부진하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중이 재채기를 하면 한국 경제는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밀려오는 글로벌 퍼펙트스톰에 휘청거리지 않으려면 정부가 지정학적 위기 관리, 증시 안정, 투자·소비 촉진, 규제 완화, 사회 안전망 확충 등 정교한 복합 처방을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 여야는 정쟁을 멈추고 정부의 대책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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