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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무인기도 잡는다…항적탐지 ‘대공방어의 눈’ TPS-880K[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3차원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장착

‘C2A’ 통해 타격 체계에 적 항적정보 제공

부품 국산화율은 98.4%로 수출 경쟁력↑

차량에 탑재돼 운용되고 있는 국지방공레이더 ‘TPS-880K’. 사진 제공=방사청




소형 무인기, 즉 드론이 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 각광을 받으면서 이를 무력화하는 안티드론(Anti-Drone) 개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드론을 막아내는 안티드론을 운용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첫 단계인 ‘식별’ 능력을 갖추는 게 필수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레이더의 성능이다. 레이더의 성능은 적 무인기의 공격을 막아내는 성패를 좌우하는 키라고 할 수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최근 방공레이더의 중요성이 각인된 사건이 있었다. 2022년 12월 26일 북한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이를 최초로 식별한 장비가 바로 육군 1군단에 배치된 국지방공레이더 ‘TPS-880K’였다.

당일 오전 10시 19분쯤 북한 지역에서 미상 항적을 처음 포착해 6분 뒤 해당 항적이 남쪽으로 이동하자 육군 1군단은 이를 무인기로 판단하고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날 무인기 식별은 우리 군 역사상 첫 사례다. 역설적으로 이전까지 우리 군은 북한의 무인기를 탐지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다고 할 수 있다.

국지방공레이더 TPS-880K는 저고도로 침투하는 소형 항공기와 무인기 등의 공중 항적을 탐지해 방공지휘통제경보체제(C2A)와 타격 체계에 항적 정보를 제공하는 3차원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다.

더 멀리·더 멀리 탐지 가능 레이더


주목한 점은 ‘국지방공’이라는 개념이 붙은 레이더라는 것이다. 국지방공은 특정 지역이나 주요 군부대, 시설을 적의 공중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공 방어 개념이다. 주요 시설과 지상군 기동부대, 해군 함대 등에 편성돼 단거리 중·저고도 방공무기에 의한 방어가 수행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제공권 확보 중요성의 증대와 함께 공지(空地) 합동전이 전쟁의 주요 양상으로 부상되면서 국지방공 개념이 도입됐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분야의 작전 능력과 국방과학기술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우리 군은 방공용으로 기존에 운용하던 탐지 고도 3㎞인 ‘레포터’와 ‘TPS-830K’ 등 저고도 탐지레이더 노후화를 비롯해 야전부대의 작전지역 확대 등 작전환경의 변화로 3차원 탐지 기능에 탐지 거리가 증대된 레이더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방공지휘통제경보체계와 연동해 아군의 방공무기 타격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레이더가 필요했다. 이에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공중·저고도 위협에 실시간 대응을 목표로 적 소형 항공기와 무인기 등의 항적 정보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 개발에 나섰다.

2011년 LIG넥스원이 연구개발 주관 방위업체로 선정돼 본격 개발에 돌입했다. 2015년 시험평가에서 군의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성능 인정과 함께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아 연구개발에 성공했다. 바로 ‘국지방공레이더 TPS-880K’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최초 양산품에 대한 전력화가 이뤄졌다. 오는 2027년 4월까지 후속 양산품의 전력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지방공레이더 TPS-880K의 운용개념도. 사진 제공=방위사업청.




기존 저고도 레이더는 2m 이하의 비금속 재질의 소형 무인기는 탐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국지방공레이더 TPS-880K는 기존 저고도 탐지레이더 보다 탐지 거리가 길어진 것은 물론 방위·거리·고도 등도 탐지가 가능하다. 최근 위협이 되고 있는 소형 무인기까지 탐지가 가능하도록 개발됐다는 강점이 있다.

이를 위해 3차원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장착해 작전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3차원 AESA레이더는 표적 탐지·추적, 피아식별 등 여러 레이더가 수행하던 것을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레이더 탑재차량과 운용통제쉘터부, 전원발생장치가 일체화됐다. 이 덕분에 장비의 단순 구성으로 신속한 전개와 철수가 가능해지는 등 작전 배치나 운용 면에서 편의성이 높아진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한발 더 나아가 화생방 방호기능도 갖추는 등 전체적으로 작전 지속 능력을 대폭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전방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국지방공레이더 TPS-880K는 전방위 탐색 중 적의 항공기와 유도탄, 무인기 등의 표적이 탐지되면 방공지휘통제경보체계를 통해 곧바로 표적 위치를 아군의 타격 전력에 실시간 전파해 적의 공중 침투세력을 격멸시키는데 일조한다. 현재 국지방공레이더는 TPS-880K는 7대가 전력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TPS-880K는 7대가 전력화


국지방공레이더 TPS-880K는 부품 국산화율이 98.4%에 달한다. 소프트웨어 국산화율은 100%를 자랑한다. 유사한 성능의 무기체계로는 스웨덴 사브(SAAV)社의 ‘지라프(Giraffe) AMB’와 이스라엘 엘타(ELTA)社의 ‘EL/M-2106NG’가 있다.

지라프 AMB는 3차원 기능을 갖춘 능동위상배열 안테나가 특징이다. 중·단거리 대공 미사일 시스템(SAM)이 작동하도록 설계된 레이더다. 대부분의 방공시스템에 통합될 수 있는 강점이 있어 1978년 이후 약 450대가 제작돼 스웨덴 이외 18개국에서 가동 중이다.

EL/M-2106NG도 3차원 탐지 레이더로 저수준 고속 전투기와 호버링 헬리콥터, 초경량 항공기·무인기를 비롯한 다양한 비행 플랫폼의 감지가 가능하다. 차별화 강점으로는 항공기와 헬리콥터를 구분하고 각 대상에 대해 정확한 범위·방위각·고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국지방공레이더 TPS-880K는 순수 국내 기술에 최신 반도체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힌다. 다수의 반도체 송수신 모듈(TRM)을 사용해 일부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작전 운용이 가능하다. 주파수 운용 대역과 탐지 거리는 유사 경쟁 레이더 보다 넓다는 점에서 수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사청은 “국지방공레이더 TPS-880K는 대공 방어의 차세대 핵심 탐지센서, 기술력이 집약된 첨단 국산 장비로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대공방어 시스템”이라며 “국산화를 통해 축적된 기술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요 수출대상국 환경 조건과 운용자 요구에 맞춰 개량이 가능해 해외시장을 개척 차세대 K방산 후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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