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원 100%’ 투표로 당 대표를 선출하는 현행 전당대회 규칙(룰)을 손질한다. 민심 이반이 총선 참패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일정 부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는 4일 여의도 당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전대 룰 개정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 쟁점은 당 대표 선출에 민심을 어느 정도 반영할 것인지 여부다. 현행 당헌·당규상 당 대표 선출은 당원 투표 100%로 진행되지만 총선 참패 이후 ‘당심’뿐 아니라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20~30% 반영하는 안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당심과 민심을 각각 ‘8 대 2’, ‘7 대 3’으로 반영하는 안에 원내 여론이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상규 당헌당규개정특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의 의견이 거의 하나로 모였다”며 “이에 따라 결론도 낼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특위는 이날 회의에 불참한 위원들의 의견까지 수렴해 추후 결론낸다는 방침이다.
당 지도체제 논의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현행 당 대표 중심의 단일 지도체제에서 집단 지도체제로 변경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집단 지도체제를 도입할 경우 지도부 내의 목소리가 통일되지 않고 당내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날 의총에서는 7월 말에 치러질 전대까지 촉박한 시간을 고려해 현행 단일 지도체제를 유지하자는 언급이 나왔지만, 특위는 원외 당협위원장 등 당내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지도체제 변경을 둘러싼 논의의 불씨를 살리기로 했다.
특위는 12일을 활동 종료 시점으로 잡았다. 이 기간 동안 여론 조사 방식, 당 지도체제와 함께 역선택 방지 조항, 당권·대권 분리 규정 등 중점 의제를 결론내기로 목표를 세웠다. 국민의힘은 특위 활동이 마무리된 뒤 다음 달 25일로 잠정 결정된 전당대회에 맞춰 전대 룰 개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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