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K콘텐츠에 인공지능(AI)기술을 접목하면 한국의 콘텐츠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백현정 CJ ENM AI 사업추진팀장은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 K콘텐츠 특별세션에서 “시나리오 영상화, 시공간 제약 없는 배경 연출, 해외 성우가 아닌 작품에 출연한 배우 목소리로 더빙 등 제작 전 단계부터 유통 단계까지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하다”며 “AI를 접목한 ‘문화 기술’ 분야도 한국이 이끌어갈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세션에는 백 팀장을 비롯해 윤양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최상규 리얼드로우 대표,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루전 대표, 김광집 스튜디오메타케이 최고경영자(CEO) 등 각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해 국내에서는 한계가 있었던 ‘블록버스터급’ 작품 제작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 대표는 “한국이 강점을 지닌 웹툰은 짧은 연재 주기로 작화가 복잡한 작품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AI를 활용해 제작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 웹툰을 비롯한 ‘블록버스터급’ 작품을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CEO도 “할리우드 등에서 사용되는 ‘3차원 디지털 더블’ 기술이 품질 면에서는 가장 우수하지만 분당 제작 비용이 억 단위로 드는 문제가 있다”며 “전면일 때는 딥페이크,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게임 엔진, 촬영이 어려울 때는 생성형 AI를 섞어 사용해 단기간에 만족할 만한 수준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인 창작자들은 AI 기술 도입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조언도 제시됐다. 권 대표는 “영화 ‘원 모어 펌킨’이 두바이 국제 AI영화제에서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작가의 영역인 내러티브였다”며 “자본과 인프라 없는 신인 창작자들일수록 AI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도 AI 기술 도입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국장은 “1조 원이 넘는 콘텐츠 정책금융과 전문 인력 양성, AI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해 문화 4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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