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설계 유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7일 경찰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한화오션 임직원을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혐의는 허위 사실 적시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다. 고소장을 제출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3월 한화오션이 진행한 기자설명회에서 공개된 수사 기록에서 언급된 당사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개념설계를 유출했다는 사건과 관련해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작년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방위사업청은 지난 2월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 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기자설명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의 임원급 인물이 해당 사건에 개입됐다고 주장하며 피의자 신문조서 등 수사 기록을 공개했다.
한화오션이 설명회에서 제시한 문답 형태의 수사기록에는 수사관이 “피의자를 포함한 5명의 직원이 군 실무자로부터 군사비밀을 제공 받아 열람 후 불법으로 촬영하여 탐지, 수집했다”며 “이를 국내출장 복명서를 통해 열람한 사실을 보고했고, 이를 피의자와 부서장, 중역이 결재했다. 맞나”라는 질문을 했고, 직원이 “예”라고 답했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 측은 “실제 문서에서 수사관의 ‘당시 문서 결재자들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직원이 ‘과장인 저와 부서장인 부장, 중역인 수석부장이 결재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HD현대중공업의 수석부장은 직원 중 최상위 직급이지, 임원급은 아니라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설명회를 열고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수사기록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개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언론에 노출시켜 해당 직원들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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