⑳ 상가주택 취득과 매각 때 세금
상가주택(겸용주택)은 주거용 부동산과 상업용 부동산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상가주택은 흔히 노후대비에 적합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은퇴후 살던 집을 팔고 상가주택을 취득해 아래층 상가를 임대주고 자신은 윗층 주택에 살면서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이지요. 또 도시 근교의 단독주택을 매입해 용도변경을 하거나 신도시 상가주택을 분양받아 상가겸용주택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상가주택 과세는 주거와 상업이 결합한 복합 부동산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상가와 주택 부분의 세금을 각각 따로 산정합니다. 상가주택을 취득·매각할 때 세금 문제를 알아보겠습니다.
상가와 주택 따로 과세…상가, 4.6% 취득세외 부가가치세도
상가주택은 상가와 주택이 따로 과세됩니다. 일반적인 거래에서는 상가와 주택을 하나로 보고 통째 계약하지만 세금을 낼 때는 분리해서 계산해야 하는 것이죠. 매입할 때의 취득세 외에도 매각할 때 부담하는 양도소득세 모두 분리 과세입니다.
취득 단계에서는 취득세가 부과됩니다. 취득세 상가 부분은 면적과 보유 수, 규제지역 여부 상관없이 4.6%(농특세·지방교육세 포함)로 단일 세율을 적용합니다. 상가는 취득 때 10%의 부가가치세 납무 의무가 발생합니다. 토지와 주택이 아닌 건물과 상가 등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가 매입 때 부과됩니다. 세법은 매도인이 매수인으로부터 원천 징수해서 납부하도록 하는데요(매수자가 실질 세부담), 계약 때 부가세를 어느 쪽이 부담할 것인지 분명하게 해야 불필요한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약이 없다면 상가주택 거래대금에 부가세가 포함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다만 매수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부가가치세를 환급 받을 수 있습니다.
주택 부분 취득세는 주택 보유 수에 따라 △1주택 1~3% △2주택 8% △3주택 12% 등으로 중과세됩니다. 1주택인 경우에도 취득 금액이 △6억 원 △6억~9억 원 △9억 원 초과 등에 따라 세율이 올라갑니다. 취득세는 등기일 또는 잔금 납부일 가운데 빠른 날을 기준으로 60일 이내 납부해야 합니다.
22년부터 12억 초과는 주택 면적 상관없이 따로 과세
취득세에 비해 양도세는 다소 복잡합니다. 일단 두 가지를 알아두셔야 합니다.
첫 째는 연면적 기준으로 주택이 큰 지, 상가가 큰 지에 따라 과세 방식이 다릅니다. 주택 연면적이 주택외 연면적보다 크면 상가주택 전체를 하나의 주택으로 간주합니다. 이는 다른 주택이 없다면 1주택 비과세 대상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주택만 비과세 제도가 있지 상가를 비롯한 건물과 토지는 세법상 비과세 제도가 없기 때문에 다른 주택 없이 상가주택 한 채만 있다면 절세에 매우 유리합니다. 반대로 주택 연면적이 주택외 연면적 보다 작거나 같다면 주택 부분을 주택으로, 상가 부분은 상가로 각각 과세합니다. 주택 부분의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2년 거주) 충족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참고로 상가는 1년 미만 보유면 50%, 1~2년 미만 보유하면 40%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주택의 단기보유 중과세(60, 70%)보다는 낮습니다.
두 번째는 양도가액입니다. 2022년 양도분부터 고가주택 기준인 12억 원(양도액 기준)을 초과하는 상가주택은 주택과 상가의 연면적과 상관없이 각각 분리 과세합니다. 시가 20억 원짜리 상가주택이라면 주택 연면적이 더 크더라도 상가 부분에 대한 양도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상가에 딸린 방은 주택면적 간주…용도 불분명하면 비율대로 ‘안분’
상가주택 외 다른 주택이 없다면 가능한 한 주택 연면적을 상가 연면적 보다 크게 활용하는 게 절세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만약 매입한 4층짜리 상가주택(12억 원 이하)이 1·2층은 상가, 3·4층은 주택이라면 ‘옥탑방’을 신축하는 게 요령입니다. 지방자치단체에 허가를 받지 않고 임의로 설치한 옥탑방도 세법상 주택 면적으로 인정됩니다. 이른바 실질 과세 원칙입니다, 매입하는 게 아니라 신축한다면 반지하 주거용 시설을 넣는 것도 방법입니다. 상가에서 주택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상가에 설치돼 있다면 해당 계단은 주택용으로 간주합니다.
또 상가용도로 사용하지만 내부에 임차인이 주거할 수 있는 방이 딸려 있다면 양도할 때 주거용 면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단순하게 방이 딸려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주거용으로 입증되지는 않으며, 임차인이 가족과 함께 상가 내의 방에 거주한 사실이 확인돼야 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당초 계약할 때 상가면적과 주거면적을 구분 기재하는 것이 최선이며, 세입자의 주민등록등본으로 전입 세대임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지하실과 대피소 처럼 주거용인지 상업용인지 용도가 불분명하다면 해당 면적은 주택과 상가면적 비율대로 안분해서 반영합니다.
비과세 노린 상가→주택 용도변경 꼼수 차단…내년부터 적용
상가를 주택으로, 반대로 주택을 상가로 용도변경할 때 유념할 대목이 있습니다.
상가로 사용하다 비과세·장기보유특별공제(주택은 최대 80%) 혜택을 노리고 양도 직전 주택으로 용도 변경하는 꼼수를 막기 위한 장치가 있습니다. 주택의 비과세 보유 기간은 ‘자산 취득일~양도일’로 보는 게 원칙이지만 상가에서 주택으로 용도변경 후 1세대 1주택자가 된다면 내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는 ‘용도변경일(주거용 사용일)~양도일’로 간주합니다. 이렇게 되면 상가를 매각 직전 주택으로 용도변경해도 비과세 또는 주택 장특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게 됩니다. 지난해 국회에서 관련 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는데요, 애매모호한 실질과세 원칙을 아예 법으로 명문화한 조치입니다.
또 상가주택을 처분할 때 매수자의 용도변경 특약 요구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컨데 매수자가 주택 부문을 상가로 용도변경하겠다는 특약으로 맺자고 하고 잔금청산 전 용도변경하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이는 소득세법 기본통칙에서 ‘매매 특약’에 의해 1세대1주택에 해당되는 주택을 멸실한 경우에는 매매계약일 현재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을 활용해 매수자의 취득세 중과세(최대 12%)를 줄이려는 방안입니다. 매도자는 주택 비과세를 그대로 받을 수 있고, 매수자는 취득세를 줄일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죠.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2022년 10월 유권해석을 통해 ‘계약일이 아닌 잔금청산일으로 기준으로 양도 물건을 판단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이런 매매 특약에 응하면 매도자는 주택 부분 비과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다음 ㉑회에서는 농어촌주택을 포함한 이른바 ‘세컨하우스’ 절세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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