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철새인 울산의 떼까마귀는 지난 2010년부터 매년 10만 마리 이상 찾아왔지만 최근들어 개체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지만 태화강 인근에 먹잇감이 줄고 있다는 요인도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울산시는 올해 얼마나 줄었는지 좀 더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개체 수를 확인했다. 사진 촬영을 한 뒤 프로그램을 통해 일일이 세는 방식으로, 지난해까진 감시 요원이 육안으로 관찰해 개체 수를 확인했다.
울산시와 울산생물다양성센터는 1월 17일부터 2월 26일까지 총 5회에 걸쳐 겨울철 태화강을 찾은 떼까마귀 개체 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대 7만 4810마리, 최소 4만 7220마리로 파악됐다고 28일 밝혔다.
울산시와 센터는 태화강을 찾아오는 떼까마귀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동향에 따라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사진으로 개체수를 세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울산시 겨울철새 감시요원, 사진작가 등 13명이 4개 조를 구성해 진행했다. 조사 방법은 울산 남구 삼호철새공원 잔디밭과 중구 태화동 축구장에서 새벽 떼까마귀가 둥지에서 나오는 시간에 맞춰 5초 단위로 사진을 촬영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촬영된 사진 속 떼까마귀 수를 확인했다.
조사 결과 1월 17일 7만 4810마리, 1월 24일 7만 3112마리를 확인했다. 또 2월 7일 5만 496마리, 2월 17일 4만 7220마리, 2월 26일 4만 9392마리로 파악됐다.
매년 태화강 떼까마귀 개체수를 조사하고 있는 김성수 박사(조류생태학)는 “1월, 2월 자료를 보면 사진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과학적으로 나온 숫자라 믿음이 가는 자료다”라며 “이번 조사는 울산시가 떼까마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기에 세계에서 시도하지 않은 방법을 선택해 결과를 만들어 냈다”라고 전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떼까마귀 조사는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실시하는 조사방법과 달라 개체수는 다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울산 태화강이 전국 최대 떼까마귀 월동지임을 확인했다”라며 “올해 11월 떼까마귀가 찾아오면 이번 조사 경험을 바탕으로 알차게 조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월 1회 태화강 떼까마귀가 둥지로 돌아가는 시간에 감시 요원이 육안 관찰하는 방법으로 겨울철새 동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는 태화강을 찾아온 떼까마귀 수가 2022년 8만 9320마리, 2023년 7만 448마리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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