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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쟁에 전액 삭감될 뻔했는데…고용부 청년사업 뚜껑 여니 '대박'

일경험 사업 285곳 운영 신청

4.8만명 모집에 7.5만명 몰려

채용변화 맞춤 사업 설계 주효

삼성전자·LG 등 대기업도 관심

지난달 13일 오전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네거리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올해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홍역을 치렀던 고용노동부의 청년 사업이 ‘반전 성과’를 냈다. 스펙보다 직무 경험을 우선하는 채용 시장 변화에 맞춰 지원 사업을 설계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결과는 국회가 예산심의 과정에서 정쟁에 매몰되지 않고 얼마나 정확하게 정부 사업 검증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과제도 남겼다.



7일 고용부 등에 따르면 최근 올해 ‘미래 내일 일 경험 지원 사업’ 공모를 마친 결과 민간기업 등 285곳이 해당 사업을 운영하겠다고 신청했다. 이번 사업을 놓고 기관과 기업이 계획한 총지원 인원은 약 7만 5000명으로 올해 고용부가 계획한 4만 8000명보다 약 2만 7000명 더 많았다. 2022년 고용부 목표 인원(2만 6000명)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신청 인원이 두 배를 넘은 것이다. 삼성전자·LG·SK하이닉스 등 청년이 선호하고 자체 인재 육성 체계를 갖춘 주요 대기업들도 올해 운영 기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사업을 포함한 고용부의 청년 지원 사업은 올해 예산심의 과정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해 1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고용부의 ‘청년 취업 진로 및 일 경험 지원 사업’ 예산(2382억 원) 전액을 삭감했다. 전체 예산 중 일 경험 지원 사업 예산이 1663억 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환노위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전액 삭감을 결정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 경험 지원 사업 예산 삭감은 찬반 논란이 컸다. 이 사업은 인턴·프로젝트 등 네 가지 형태로 기업에서 직접 직무 경험을 쌓는 방식이다. 참여 청년 입장에서는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되고 공채보다 직무 경력을 선호하는 기업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사업 방향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당시 “지금 청년 근로자가 주는 상황에서 일을 하려는 청년들도 원하는 직장을 얻기 위해 과거처럼 단순 스펙이 아니라 일 경험을 원하고 있다”며 “40만 명 수준인 그냥 쉬고 있는 청년을 이대로 두면 이들의 고립·은둔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다만 일 경험 지원 사업은 지난해 처음 시작된 사업이라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사업 운영 실적이 쌓여야 성과를 평가할 수 있고 신청 인원을 예측해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런 관점에서 예산 증가 폭이 크다며 감액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예산 전액 삭감 과정이 검증보다 ‘정쟁의 결과’였다는 점이다. 매 정권에서 정책 최우선 대상으로 청년을 내세운 가운데 국회가 고용부의 청년 예산 전액을 삭감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에서 주목받던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 증액이 무산되자 현 정부의 청년 사업에 ‘맞불’을 놓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환노위 전액 삭감 결정 하루 전에 정부는 1조 원 규모의 범정부 청년 정책을 발표했다. 고용부 청년 사업이 당시 대책의 약 4분의 1을 책임지는 구조였다.

하지만 청년내일채움공제도 찬반이 명확하다. 고용부는 국회에 전년(2106억 원)보다 절반 이상 줄인 707억 원을 올해 예산으로 제출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청년 목돈 마련 역할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현 정부의 ‘청년도약계좌’가 내일채움공제의 역할을 넘겨받는 식의 정책 재설계라고 반박했다.

고용부 청년 사업을 두고 벌어진 여야의 예산 갈등은 마무리됐다. 전액 삭감됐던 청년 사업은 정부안(2382억 원)보다 2.5% 늘어난 2441억 원으로 확정됐다.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도 고용보험기금 기준으로 전년보다 8% 증가한 766억 원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채움공제 예산은 일반회계까지 포함하면 정부안보다 8.9% 증가한 2395억 원이다. 청년 사업 예산(2441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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