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각광을 받으면서 정보기술(IT) 업계에서 AI 관련 일자리는 늘어나고 나머지 분야의 일자리는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5일(현지시간) WSJ 보도에 따르면서 메릴랜드대의 AI 일자리 연구 결과 올해 1월 AI 업무와 관련한 채용 공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장이 위축됐던 2022년 12월에 비해 42% 증가한 반면 IT분야 전체 채용 공고는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2022년 후반 챗GPT가 출시된 이후 일어난 AI 열풍에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로버트 스미스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챗GPT 이전에도 기계 학습(머신러닝) 엔지니어와 데이터 전문가들은 존재했다”며 “챗GPT가 등장하면서 업계가 제품 등에 AI를 내장하는 법에 눈을 뜨면서 관련 직종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IT 채용 동향과 관련한 다른 통계도 연구팀의 분석과 비슷한 추세를 나타냈다. 취업정보사이트 인디드(Indeed)의 통계에서 올해 AI 업무 관련 채용 게시물은 지난해에 비해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데이터 분석 및 과학 관련 채용 게시물은 30.5%,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및 개발 관련 채용 게시물은 33.5%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IT 분야 주요 기업들은 AI 사업에 역점을 두고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아마존은 AI사업을 포함한 자사 사업의 우선순위 변화를 이유로 여러 분야에서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AI 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다른 부문의 지출을 줄여왔고, 애플은 최근 10년 간 개발을 추진해온 자율주행 전기차(EV) 사업을 접고 일부 직원을 AI 관련 업무에 재배치하기로 했다.
WSJ는 IT업계가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채용을 줄이고 비용 절감 조치에 나섰으며 그 뒤 회복력을 입증한 시장은 AI 분야라고 진단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