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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태양의 ‘수사슴’과 닮은 백남준의 ‘도그마틱’ [이번 주 경매 Pick]

[매주 한 점의 미술 경매 소개]

서울옥션 제177회 메이저 경매

백남준의 ‘도그마틱(Dogmatic)’



서울옥션 제117회 경매에 출품된 백남준의 ‘도그마틱(Dogmatic’)(1996)





미술 경매에 관심은 있지만 뭘 살지 고민되는 분들을 위해 서울경제신문 아트 큐레이션 아트씽이 매주 소개하는 한 점의 미술 경매품. 이번 주 추천작은 백남준(1932~2006)의 ‘도그마틱(Dogmatic)’이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백남준은 언어유희를 좋아했다. 동음이의어나 유사한 단어가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를 활용한 ‘말장난’을 즐겼다. 이번 작품에도 백남준식 언어유희가 돋보인다. ‘독단적인’이라는 뜻의 독단적인 행동을 일삼는 정치인들을 풍자하고자 ‘독단적인’이라는 뜻의 영단어 ‘dogmatic’을 활용해 정치인들의 독단적 행태를 꼬집었다. 작품의 형태는 ‘도그마틱’에서 착안한 ‘개(dog)’의 모습이다. 머리와 몸통은 고풍스런 두 개의 텔레비전으로 만들었다. 손잡이로 만든 귀, 망치로 만든 네 다리가 특징적이다.

백남준의 작품은 ‘비디오 조각’이라 불리는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시시각각 바뀌는 영상물이 더 중요하다. ‘도그마틱’ 속 두 대의 텔레비전에는 정치인으로 보이는 인물과 개 짖는 모습 등이 교차되어 반복 재생된다. 선동적이고 폭력적이며 마치 금방이라도 전쟁이 벌어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영상이다.



빅뱅 태양 인스타그램 캡쳐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 작품 ‘수사슴(Stag’. 서울옥션 제공


백남준의 작품 중 국내 최고가 거래 기록은 2017년 서울옥션(063170) 홍콩경매에서 6억 6000만원에 팔린 ‘수사슴’이라는 작품이다.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그룹 빅뱅의 태양이 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중에 알려졌다. 상당한 미술애호가로 알려진 태양은 통유리로 정원이 내다보이는 거실 한 편에 백남준의 ‘수사슴’을 전시한 사진을 SNS로 공개하기도 했다.

백남준의 ‘도그마틱’은 오는 27일 열리는 서울옥션 제177회 메이저 경매에 출품번호 45번으로 나왔다. 추정가는 8000만원~1억5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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