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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원자력이 더 청정에너지인 이유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태양광·풍력 등 발전 한계 여전

원자력은 안정적 전력 생산 가능

일상속 탄소배출 감축 실천하고

원자력 적극 활용, 기후위기 넘어야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영하 20도. 모든 것이 얼어붙은 밤이다. 강추위에 전력 설비가 동파돼 곳곳이 정전이다. 아파트는 온수 공급이 안 돼 난방이 중단됐다. 전기 없이 전열기는 무용지물이다. 아파트 주민은 밤새 강추위와 사투를 벌였다. 엊그제는 개나리가 폈을 만큼 따뜻했는데 며칠 사이 기온이 30도 넘게 떨어졌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진 20여 년 후 어느 겨울날을 상상해봤다. 지금 당장은 남의 일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기후변화로 우리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 며칠 사이 기온이 수십 도까지 변하는 변덕스러운 날씨는 일상이 되고, 우리는 이에 적응하기 위해 힘든 싸움을 벌여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기후위기가 현실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 세계가 손을 잡았다.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해 2015년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또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원자력에 힘을 싣고 있다.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에 따르면 원자력은 수력이나 태양광·풍력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역시 1㎾h당 탄소 배출량이 원자력은 12g으로 태양광(27g)이나 해상풍력(24g)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렇듯 원자력은 청정하면서도 대용량으로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밤에 발전을 멈추는 태양광,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용 없는 풍력과는 다르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한결같이 제 역할을 한다.



최근 태양광 패널이 많이 설치된 광주·전남 지역에 10㎝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한파까지 겹쳐 태양광 패널 위에 내린 눈이 얼어붙으며 태양광발전이 멈췄다. 극복하기 어려운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태양광발전량이 19%가량 감소한다는 결과도 있었다. 깨끗하면서도 듬직하게 제자리를 지키는 발전원이 필요한 이유다.

탄소 중립을 위해 2050년까지 세계적으로 전기화가 49%까지 이뤄지면서 전력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전기를 쓰느냐다. 예를 들어 전기차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기차의 연료인 전기를 생산할 때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그래서 전기차의 탄소 저감 효과를 진짜로 보려면 전기까지 친환경이어야 한다.

20년 후 우리 아이들이 맞이할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다. 우리가 불편을 참고 탄소 배출을 줄이느냐, 편의를 위해 마구잡이로 배출하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달라진다. 최근 서울시에서 내놓은 기후동행카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카드를 사용하면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경우 한 달에 2만 원 정도 절감이 된다고 한다. 지하철을 타는 것 같은 작은 실천들이 모여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 사용에 따른 2만 원의 절감이 10년, 20년 후에는 2000억 원, 2조 원 이상의 가치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자명하다. 우리 아이들이 혹독한 기후와 전기도 마음껏 쓸 수 없는 세상을 맞이하게 둘 수는 없다. 지금부터라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실천과 함께 전기 끊길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친환경 원자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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