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진 가운데 건설사들이 잇따라 유동성 현황에 대한 설명에 나섰다.
5일 동부건설(005960)은 작년 4분기 해외 현장의 공사대금과 준공 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으로 약 30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여력을 확충했으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PF 우발채무 규모도 매우 낮다고 밝혔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순 차입금 48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이중 약 3500억원이 LH 공공택지 매입을 위한 토지분양대금 반환채권 담보대출로 사실상 국가 등급의 신용도를 가진 채권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약 220억원을 상환해 차입금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작년 4분기 해외 현장의 공사대금과 준공 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으로 약 3000억 원의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며 "향후 낮은 금리의 사업자금 대출은 예정대로 실행하는 한편, 높은 금리의 운영자금을 지속적으로 상환함으로써 이자비용과 채무 상환 부담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PF 우발채무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동부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보증한도 기준 2000억 원 대다. 전체 PF 시장 규모가 134조 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업계에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보증 현장 대부분이 분양률이 양호하거나 공사비가 확보된 현장이라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도 낮다. 이에 힘입어 지난 12월 서울신용평가로부터 PF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단기신용등급 'A3+'를 유지한 바 있다.
동부건설은 전체 매출 중 50% 가량이 공공공사로 이뤄져 있다. 주택사업 비중은 약 30% 내외로 비(非)주택 분야 확대를 통해 충분히 수익성 보완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동부건설은 "향후 매출 원가율이 우수한 신규 현장 착공이 올해 계획된 만큼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같은날 롯데건설도 "PF채무 상환을 위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해명했다.
롯데건설이 신용공여한 미착공 사업장 가운데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는 3조2000억 원이다. 롯데건설은 이에 대해 "2조 4000억 원은 이달 내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 펀드 등을 조성해 본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할 것"이라며 "나머지 8000억 원은 본PF 전환 등으로 우발채무를 해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이유는 '평판 리스크'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진행 중인 사업장에 필요한 자금들을 PF유동화증권 등을 발행해 조달하는데 '제 2의 태영건설'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불안이 커질 경우 투자심리가 악화돼 자금 경색이 심화될 수 있다.
부동산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충분히 자금 확보가 가능한 상황인데도 태영건설과 엮여 이야기가 돌면 투자자 기피가 심화되면서 진짜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며 "말 그대로 소문에 죽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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