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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없는 은퇴자 '건보료 폭탄' 없다

◆당정, 지역가입자 재산공제 1억으로 확대…'車 부과'도 폐지

333만가구 年 30만원 줄어들어

직장가입자와 형평성 논란 완화

조규홍(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험료 개선 방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여당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의 자동차에 대한 건보료 부과를 폐지한다. 또 지역 가입자의 재산에 대한 건보료 부과 공제 금액을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두 배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333만 가구의 연간 보험료 부담이 30만 원씩 줄어들게 된다.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 간 형평성 논란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는 5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건강보험 보험료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6일 국무회의를 통해 건보료 부과 체계 개선을 지시한 지 열흘 만이다. 당정은 우선 잔존가액 4000만 원 이상 자동차에 부과하는 건보료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역 가입자의 정확한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1989년 도입된 자동차 건보료는 약 35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현재 자동차에 지역 건보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또 당정은 지역 가입자의 재산에 대한 보험료 부과 시 공제 금액을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늘려 재산보험료 부담도 완화하기로 했다. 당정은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이르면 올 2월분 건보료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건보료 부과 체계는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로 이원화돼 있다. 직장 가입자에게는 소득에만 보험료율에 따라 건보료를 물리지만 지역 가입자의 경우 소득뿐 아니라 재산과 자동차에 점수를 매긴 뒤 점수당 단가를 적용해 건보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소득이 없는 고령 은퇴자는 집이나 자동차가 있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보험료를 부담해왔다. 이를 피하기 위해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이름을 올려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무임승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건보료가 국민에게 부담이 되고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면 그것은 더는 국민을 위한 제도가 아니게 된다”며 “재산과 자동차 보험료 부과 비중을 줄여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지역 가입자 333만 가구의 보험료가 월평균 2만 5000원, 연간 30만 원가량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정부의 보험료 전체 수입은 연간 9831억 원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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