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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군용기·군함, 대만 인근 진입…군사 긴장감 높여

■ 총통선거 앞두고 잇단 도발

나흘 연속 정찰용 풍선 날아와

대만정부 "친중파 후보 힘싣기"

中 "기상관측용일뿐" 의혹 부인

이달 13일 대만에서 총통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친미 성향인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4일 사찰을 방문해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만 총통 선거를 불과 1주 남겨두고 중국이 군용기와 군함, 풍선형 비행체 등을 동원해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만 정부와 여당은 중국이 친중 성향의 제1야당 총통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안보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비난하는 반면 중국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선거 개입 의혹을 일축했다.

대만 국방부는 5일 전날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에서 중국군 소속 군용기 8대와 군함 4대의 활동이 포착됐다고 발표했다. 군용기 2대는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중국군 군용기들은 전날에도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군이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시스템을 가동했다. 정찰용으로 의심되는 중국 풍선은 이달 나흘 연속 대만 인근 상공에서 발견됐다. 전날 포착된 중국 풍선 역시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방향으로 이동하다 사라졌다. 대만 자유시보 등은 “몇몇 풍선은 대만 군사기지 가까이 접근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13일로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군사 도발을 상시화해 친중 후보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풍선이 특정 지역을 분쟁 지대로 만들어 군사력을 과시하는 ‘회색 지대 전술’의 일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 산하 연구소의 커융썬 연구원은 “중국군이 군용기와 군함, 비행 풍선을 이용한 복합적 교란 방식의 전술을 통해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며 “대만이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더욱 위협적인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친중 성향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가 5일 신베이에 위치한 절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만은 중국과의 마찰이 잦은 남중국해 프라타스군도(둥사군도)에서 포격 사격 훈련에 나설 계획을 밝히며 맞불을 놓았다. 프라타스군도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사이에 위치한 전략 항로로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이다. 대만군은 2월 24일~3월 2일 중 적절한 시기를 골라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미국 역시 중국의 선거 개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 대만 선거에 개입해왔다”며 “미국은 가능한 한 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오히려 미국과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이 ‘본토 위협론’을 과장해 여론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만 인근 상공에서 발견되는 비행체는 바람에 떠내려간 기상관측용 풍선일 뿐이며 이를 정찰용으로 보는 것은 억측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2월 미국이 중국의 풍선을 격추한 사실을 함께 언급하며 “정찰 풍선 의혹으로 위협론을 키우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적대적으로 묘사해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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