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4일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이번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다음 주 내로 선거제 개편 방안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시간 30분가량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등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의총에선 대선 당시 총선용 위성정당 출현을 방지하기 위해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약속한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취재진에게 “자유발언에서 ‘병립형 회귀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전날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반대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 의원은 눈물로 자신의 주장을 수용해줄 것을 호소했다고 한다. 고민정 최고위원과 김민석 의원 등도 같은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대로 병립형 회귀를 택한다면 국민에게 한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려도 되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라며 “‘범민주연석회의’에 민주당이 참여해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적었다. 위성정당이 난립하는 현상을 막고자 정당과 시민사회 등이 함께하는 진보 진영 유일의 위성정당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김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준연동형제와 위성정당 방지(법안)를 추진하되 여당이 거부하면 현 제도에 민주당이 참여하는 개혁비례연합을 할 수밖에 없음을 국민께 이해를 구하자”고 했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목소리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역별 병립형 제도는 당 지도부가 위성정당 창당 없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한 데 따라 절충점으로 생각하는 안이기도 하다.
이처럼 선거제를 둘러싼 당내 혼란이 길어지자 서둘러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모아졌다. 임 원내대변인은 “다음 주에 의원총회를 통해서도 계속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다음 주 중으로 어느 정도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선 “현재 국민의힘 당대표 사퇴로 인해 국민의힘이 어떠한 입장도 제대로 전달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음 주쯤 여야의 구체적인 협상이 있을 것이란 보고가 있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의총 자유발언에서는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김민석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다시 한번 ‘사쿠라(변절자)’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이 대표를 향한 소통 촉구 목소리도 나왔다. 임 원내대변인은 “의원들이 소수 의견도 경청하고 지도부에서 직접 듣는 그러한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당의 발전적 방향을 위해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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