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부산 엑스포 유치 무산의 교훈으로 외교적 자산을 꼽으면서 외교 체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총리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국력을 훨씬 더 키워야 하고, 전방위적 외교 체제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 아카데미를 졸업한 사람만 외교 인력(외교관)을 하는 기존 방식은 이제 안 맞다"며 "의지와 각오가 있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많이 줘서, 그런 분들이 중장기적 외교 활동을 하며 그간 교류가 소홀했던 나라들에 네트워크를 다지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서 외교 활동이 외교부만의 몫이 아니라 전 부처가 함께 뛰어야 한다"며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과 기업이 협력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촉발된 국내 수급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는 전체적인 산업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을 때 너무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하는 대응을 계속해나가고 있다"며 "중국과는 서로 대화하고 잘 알리는 관계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언급했다.
한 총리는 올해 정부의 주요 성과로는 안보 억지력 강화와 일본 등 주요 우호국과의 관계 개선, 각종 규제 개선, 첨단산업 집적단지 조성, 의료 인력 확충 추진 등을 꼽았다. 내년 주요 과제에 대해서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포함한 복지 개혁, 의료 개혁, 주택 개혁 등을 나라가 다시 태어나는 정도로 과감히 개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국회에서 예산안·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데 대해서는 "정치권은 총선도 준비해야 하니 이른 시일 내에 처리해주길 바란다"며 "야당도 집권을 여러 번 해봤으므로 (필요성을) 잘 이해하리라 믿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지명 철회 요구에는 "방통위 업무에 법적 판단과 기준이 많이 필요하고 그동안 방통위원장에 법조인 전례도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가 잘하리라 본다"며 "훌륭하고 능력 있는 분이라는 게 중요하다. 능력과 성품 모두가 굉장히 훌륭한 분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진행 중인 순차 개각 작업과 관련해선 "정부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2기 내각으로 바꾸고 있다고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내각 교체 과정에서 우리 행정에 차질은 없다"며 "차관들도 훌륭한 사람들이 많고,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되어가 일하는 데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한 지 3개월이 지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총선 차출 가능성에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대부분 교체된 분들은 본인 뜻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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