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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치료를 왜 내 건보료로 해주나요"…중독 치료비 건보 적용에 들끓는 민심[박홍용의 토킹보건]

치료감호자만 건보 지원받지만

형평성 고려해 전체 환자로 확대키로

재범률 높은데 치료병원 2곳뿐

합계출산율 0.7인 사회

치료→사회진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시스템 구축해야

마약 이미지.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지난달 28일 온라인은 무수히 많은 댓글로 뜨거웠습니다. 바로 정부가 마약중독자의 재활 치료비를 건강보험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 때문이었는데요. 댓글에는 “마약 치료비를 국가가 지원해 주면 오히려 국가에서 마약을 조장하는 것 아닌가”, “난치병 환자와 저소득층부터 도와라”,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치료부담을 왜 전국민이 같이 해야 하냐” 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건보와 관련한 각종 안건들을 심의하는 위원회인데요. 특정 약에 대한 건보 적용이나 특정 치료에 대한 수가 적용 등 다양한 안건들을 처리합니다.

이날 안건에 따라 내년 상반기부터 마약 중독자는 치료비 부담이 사라지는데요. 통상 우리가 병원에 가면 치료비용의 70%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고 환자는 30%의 본인부담금을 내죠. 기존에 마약 중독치료자들은 건보 적용이 되지 않아 100%의 자부담으로 재활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입원 치료 등 치료비가 워낙 비싼 탓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죠.

사실 마약 치료에 건보를 적용하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교정시설에서 치료감호를받고 있는 마약 중독자들은 건보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도 “법원에서 치료감호를 받고 있는 중독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급여화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죠.

정부가 마약중독 치료 비용 전액 부담에 나서는 것은 단속 위주의 접근으로는 마약을 근절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마약중독자들이 다시 주사기와 약에 손을 대는 재범률은 36%에 달할 정도로 높죠. 이는 다른 범죄 재범률의 2~3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치료도 쉽게 끝나지 않죠. 마약중독자들은 약을 끊은 후 1개월 안에 30%, 3개월 내에 50%, 1년 안에 87.5%가 다시 마약에 손을 댈 정도로 치료 기간이 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마약 치료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전국 마약 치료 지정 병원 25곳이 있지만 마약 치료의 경우 치료가 어려운 데다 수가도 낮아 인천 참사랑병원과 경남 국립부곡병원 2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은 환자를 수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약 중독자들을 치료해도 돈을 벌 수 없고 치료가 까다로우니 병원에서 치료를 꺼리는 것이죠. 국내 최대 마약 환자 치료 기관인 인천 참사랑병원마저 극심한 경영난을 겪으며 폐원 위기에 내몰렸을 정도입니다.

합계출산률이 0.7이 안 될 정도로 저출산인 시대입니다. 과거에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들도 재활이나 교화를 거쳐서 사회에 나와야 합니다. 그들이 좀 더 편한 방식으로 치료를 받고 치료를 하는 병원도 수익이 나올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뿌리를 내려야 우리 사회가 순항할 수 있습니다. 마약 치료를 개인에게만 맡겨 두면 중독자들은 자포자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약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저소득층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마약류 중독은 개인의 일탈 범죄라는 인식에서 치료가 필요하고 가능한 질병이라는 인식 전환과 국가적 책임 강화 측면에서 건강보험의 보편적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며 “2014년에도 개인 책임으로 여겨지던 자살이 사회문제로 인식돼 자살 시도자 자해 행위 치료비가 건보로 전환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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