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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파멸 가르는 폭탄…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돈' 이야기"

■장편 '황금종이' 조정래 작가

4년만의 신간, 옴니버스 형식 채택

운동권 출신 변호사 시점으로 풀어

소설가 조정래가 20일 장편소설 '황금종이' 출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두가 원하잖아요. 하지만 직설적으로 돈이라고 하면 천박하고요. 그래서 내용은 돈 이야기지만 제목을 ‘황금종이’라고 했어요. 주위에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 희한하게도 모두가 ‘돈’이라고 바로 말하더군요.”

‘태백산맥’, ‘아리랑’의 작가 조정래(81)가 이번에는 ‘돈’을 주제로 한 장편소설 ‘황금종이(해냄)’를 가지고 독자들에게 돌아왔다. 앞서 낸 ‘천년의 질문’ 이후 4년 만이다.

왜 하필 돈일까. 조 작가는 “가난했던 대학생 때부터 돈이라는 것을 생각했고 돈이 삶을 괴롭힐 때마다 수없이 고민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평생에 걸쳐서 했고 그게 우리의 공통된 삶”이라고 설명했다.

소설은 운동권 출신의 인권 변호사 이태하가 돈으로 절박해진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옴니버스 형식이다. 의뢰인들의 이야기는 ‘영끌’ 투자를 하는 청년들부터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가족, 평생 힘들게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는 김밥 할머니, 다섯 살 아이에게 편법 증여를 하는 졸부들까지 다종다양하다.



조 작가는 “인간의 욕심 가운데 첫째가 재물욕인데 이를 통해 인류 문명을 건설하기도 하지만 또 그 때문에 파멸에 이르기도 한다”며 “돈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사회의 운명과 인간의 존재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구성한 소설”이라고 말했다.

소설가 조정래가 20일 장편소설 '황금종이'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운동권 출신 변호사’라는 캐릭터에 대해 그는 “오늘의 민주화를 이룬 것은 운동권 출신의 공헌이 있었고 그 정신을 간직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특별한 모델은 없고 운동권에서 보아왔던 어느 누구쯤으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도 정치적 기대를 걸기도 했는데 그렇게는 안됐다. 권력욕으로 인해 변질되는 것, 그것도 인간의 속성”이라고 설명했다.

나이 여든이 넘었지만 영원히 현역일 것 같은 조 작가는 “인생의 마지막 작품으로 생각하는 것은 영원의 문제에 대해 불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쓴 작품이 될 것 같다”며 6년 안에 마지막 작품을 출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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