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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지역의대' 유치전…포퓰리즘 우려도

[의료개혁 이제 시작이다]

국립의대 없는 충남·전남·경북

삭발·기자회견 등 벌써부터 들썩

선심성 설치 공약 난무 가능성도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전라남도 의과대학 신설 촉구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공식화함에 따라 의대 유치 경쟁으로 각 지역이 들썩이는 분위기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지역 의대 설립 공약이 난무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현재 국립 의대가 없는 광역자치단체는 충남·전남·경북 등 3곳이다. 지역에 의대가 없거나 의료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의료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 이들의 논거다.

전국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도는 대학과 정치·경제·종교계까지 가세하면서 가장 격하게 도민 숙원 사업 해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의 신정훈·김승남·김원이·김회재·소병철 의원 등은 이달 1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남권 의대 신설 없이는 부족한 의사 인력을 확충할 수 없다”며 “전남의 필수·공공의료 기반이 취약해 도민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원이 의원과 소병철 의원은 각각 용산 대통령실과 국회 앞에서 삭발 시위까지 단행했다. 두 의원 지역구는 목포와 순천이며 현재 지역 국립대인 목포대와 순천대가 의대 유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애초 교육부는 의대 정원을 정할 때 인구(부산 330만 명·광주 150만 명·전남 180만 명)를 고려해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를 광주·전남권으로 분류했다. 현재 부산권(부산대 125명·고신대 76명·동아대 49명)과 광주권(전남대 125명·조선대 125명) 의대 정원이 각 250명으로 같아 만약 전남에 의대가 만들어지면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 정원에 미세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9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남에 국립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충남의 경우 전국 평균 기준으로 의사 수가 최소 5000명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겨우 3000명이어서 턱없이 부족하다”며 “특히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흉부외과·응급의학과 등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비수도권 의료 인프라는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 역시 같은 날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경남 의대 정원을 250명 이상으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경남에는 경상국립대 의대 단 한 곳뿐이다. 경남도는 창원시가 ‘인구 100만 명 이상 비수도권 대도시 중에서 유일하게 의대·치대·약대 등 의료인력 양성 대학이 없다’며 정원이 100명 이상인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외에도 경기도 북부권시장군수협의회는 올 3월 경기 북부 지역 의과대학 유치 추진을 주요 현안으로 중앙정부에 제시했다.

현재 여야 모두 의료인력 확충에 대해 한목소리로 환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대선이나 총선을 앞두고 주요 국책사업이 쏟아진 사례와 같이 지역 민심만을 고려한 정무적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원 규모와 방식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지나치게 끌게 되면 지방에 혼란만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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