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10명 중 8명은 재정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신청사 건립을 보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원 조달 방안으로는 시민 절반 이상이 신청사 예정지 옆 유휴부지를 매각해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는 이 같은 시민 의견을 그대로 반영해 신청사 건립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추석 연휴 직후 신청사 건립에 대해 시민 의견을 파악해 정책 추진의 방향에 반영하기 위해 리얼미터에 의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신청사 건립에 대한 인지도에서 △잘 알고 있다 16.2%, △다소 알고 있다 37.9%, △잘 모른다 33.0%, △전혀 모른다 12.9%로 응답, 절반 이상이 신청사 건립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사 건립 시기에 대해서는 △대구시 재정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는 보류할 필요가 있다 가 80.7%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빚을 내어서라도 최대한 빨리 지어야 한다는 13.4%로 조사됐다.
특히 신청사 예정지가 위치한 달서구에서도 빚을 내어 짓는 것보다 신청사 건립 보류가 73.6%로 3배 이상 높았다.
신청사 건립 추진 시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서는 △신청사 예정지 옆 유휴부지를 매각해 짓는다 60.5%, △한해 200억 원씩 적립해 20년 후 적립금으로 짓는다 25.9%, △빚을 내어 짓는다 3.9% 순을 보였다.
유휴부지를 매각한 재원으로 건립하자는 의견이 특히 달서구에서 65.9%를 차지, 대구시 전체 구·군 중 가장 높았다.
앞서 대구시는 2012년부터 신청사 건립에 필요한 경비를 적립하는 한편 시민 공론화 과정을 통해 2019년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부지를 건립 예정지로 확정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재난지원금으로 1400억 원을 사용해 현재 약 600억 원 정도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시는 신청사 건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옛 두류정수장 부지 15만 8000㎡(축구장 면적의 약 22배) 가운데 절반 가량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같은 자금 조달 계획은 그러나 일부 대구시의원의 반대 및 지난 연말 신청사 설계비 예산 130억 4000만원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들도 미래세대에 부담을 지워가며 빚을 내 신청사를 짓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며 “꼭 신청사를 지어야 할 경우 유휴부지를 매각해 건립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만 18세 이상 대구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온라인(7:3)을 통해 실시됐고 응답률은 15.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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