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 시기 추진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대한 실태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이 악재로 떠오른 가운데 ‘민생 주도권 선점’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인 전국공항노동조합 간담회에 참석해 “(자회사 설립 방식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단순히 소속만 바뀐 것인지 실제로 처우와 합의 사항 이행들은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지 그런 말씀, 의견들을 듣고자 오늘 이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사 자회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모회사의 갑질, 처우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만큼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한국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정부 주요 정책으로 추진됐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자회사 설립 방식으로 일부 직종을 제외한 한국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돌렸다. 이에 자회사 정규직 고용 형태로 실질적인 노동 처우 개선이 가능한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간담회는 전 정부 정책을 점검하는 한편 김포국제공항이 위치한 강서구 내 민생 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22대 총선의 전초전으로 평가되는 강서구청장 선거를 앞두고 공항노조 노조원 등 김포공항에 출근하는 강서구 거주자들을 향해 구애 전략을 펼쳤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는 이번 추석 연휴 내내 지역구 유세 등 선거 지원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악재를 만난 뒤 그 대안으로 ‘민생 챙기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를 민생부터 민생까지 100% 민생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하는 한편 곧바로 강서구를 찾아 지역 현안을 두루 살폈다.
윤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을 두고도 “민생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건 우리 국회이고 야당 지도부의 파트너는 여당 지도부이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정말 민생에 몰두하고 싶다면 여야 지도부 간 대화 채널을 실효적으로 복원하는 게 우선”이라고 이 대표의 제안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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