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조용했던 우주가 최근 들어 들썩이고 있다. 인도는 지난 8월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우주선을 보내더니 연달아 태양에도 위성을 쏘아 올렸다. 일론 머스크의 달·화성 탐사선인 스페이스X 스타십은 지난 4월 시험비행 실패를 딛고 두 번째 비행 테스트를 코앞에 두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미국 NASA 주도의 유인 달 착륙 계획이 착착 진행 중이며 여기에는 한국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5월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며 대형 발사체를 자국 기술로 발사한 7번째 국가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바로 옆, 북한 역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 신형 로켓 '천리마 1호'에 싣고 쏘아올리며 우주 진출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우주 여행, 인공 위성 발사, 미사일 발사… 이 모든 것을 가능케하는 공통 분모가 있다. 바로 로켓 기술이다. 현재 로켓 기술은 어디까지 왔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북한이 쏜 것이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 논란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경제 일큐육공(1q60)에서 로켓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했다.
◇120년 전 열린 우주 여행의 가능성 ‘로켓' = 우주탐사가 가능해지게 된 첫걸음은 무려 1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러시아의 시골 중학교 선생님이자 SF(공상과학) 소설 작가였던 콘스탄틴 치올콥스키는 물리학과 천문학을 독학하던 중 로켓 비행의 가능성을 최초로 계산해 냈다. 1897년 확립한 치올콥스키 로켓방정식은 연료를 태우면 얼마만큼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지 알게 된 중요한 과학사적 사건이었다. 치올콥스키는 직접 로켓 디자인까지 그려가며 이를 활용해 우주여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오늘날 우리에게도 익숙한 다단계 로켓 구성이 바로 여기에서 시작됐다.
라이트 형제가 동력 비행기 실험을 한 게 겨우 1903년 12월이니, 우주여행을 주장한 1897년 치올콥스키의 로켓 모형은 한동안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다 2차 세계대전을 통해 로켓이 최고의 주목을 받게 된다. 다름 아닌 탄도미사일의 등장이다. V-2라고 명명된 인류 최초의 탄도미사일은 베르너 폰 브라운 등 독일의 과학자들이 주도해 개발됐다. 1톤의 탄두를 장착한 V-2는 최고 높이 174.6km, 최대 사거리 300km에 달했다.
◇지상전에서 우주전으로 = 이러한 미사일 기술은 전쟁 후 그대로 우주개발 기술로 재활용됐다.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는 소련의 대륙간탄도탄 R-7을 개량한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 역시 미국 최초의 중거리탄도탄 주피터-C의 개량 로켓에 실려 쏘아 올려졌다. 1999년 발사된 우리나라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1호도 미국의 대륙간탄도탄 피스키퍼(peacekeeper)에 실려 날아갔고 아리랑 2호가 탑재됐던 러시아 로콧(Rockot) 발사체 역시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이었던 UR-100N이었다.
북한이 로켓을 쏘아올릴 때마다 국제사회에 비상이 걸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인공위성 로켓은 무기로 전용이 가능하다. 미사일과 인공위성 발사체는 원리가 거의 동일하다.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연료'에 있다. 로켓 추진 연료로 무엇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미사일과 발사체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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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 신형 로켓 '천리마 1호'에 싣고 쏘아올렸는데 모두 실패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광명성 4호' 등 인공위성을 수차례 쏘아올렸지만 성과는 전무하다. 오히려 발사 테스트를 수십차례 거듭하는 과정에서 장거리 로켓 발사능력을 고도화했고 다양한 핵폭탄 실험에도 성공했다. 더 나아가 북한이 지난 7월 쏘아올린 신형 ICBM은 사상 처음으로 고체연료 형태로 만들어졌다. 고체연료는 그간 대형화에 불리하다고 평가받아왔는데,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어서 국제사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치열한 전쟁을 벌였던 미국과 러시아가 우주강국이 된 이유, 또한 북한이 뭘 발사했는지 끊임없이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 인공위성과 미사일 등 로켓의 개발 역사와 이온로켓·광자로켓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로켓 이야기는 일큐육공(1q60) 풀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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