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구 침입 등 긴급사태를 전하기 위해 전남 여수부터 서울까지 해안 지역을 따라 설치된 봉수(烽燧) 유적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된다.
1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산하 사적 분과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전남·전북·충남·경기·인천 지역 내 16개 봉수 유적을 사적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사적 명칭은 ‘제5로 직봉’(直烽)이다.
봉수는 일정한 거리마다 봉수대를 두어 횃불(밤)과 연기(낮)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제도다. 직봉은 전국 봉수망을 연결하는 주요 봉화대를 뜻한다. 1903∼1908년 편찬된 증보문헌비고에 따르면 조선 후기에는 한반도 전체에 5개의 직봉, 23개의 간봉 노선을 운영했다고 한다.
이번에 논의한 봉수 유적은 주로 서해안에 있는 유적이다. 전남 여수 돌산도에서 서울 목멱산(지금의 남산)을 잇는 ‘제5로 직봉’ 구간 가운데 여수 돌산도 봉수, 고흥 마북산 봉수, 논산 황화대 봉수, 강화 망산 봉수 등 총 16곳의 유적이 대상이다.
봉수 유적이 사적으로 지정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3월 직봉 노선 가운데 동쪽의 부산 응봉과 서울 목멱산을 잇던 ‘제2로 직봉’ 구간에 있는 경기 성남 천림산 봉수 등 유적 총 14곳이 사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는 여러 지역에 걸친 유적을 하나로 묶은 ‘연속유산’ 첫 사례이기도 하다.
‘제2로 직봉’에 이어 ‘제5로 직봉’까지 사적으로 지정되면 남한에 있는 직봉 구간은 모두 국가지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간봉 유적의 문화적 가치 등도 살펴보고 있다.
문화재청은 ‘제5로 직봉’을 사적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을 이달 중 고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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