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의 여파로 부슬부슬 비가 내린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전국에서 달려온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원들이 속속 도착했다. 그동안 태풍을 피해 새만금 야영지에서 나와 전국 곳곳으로 흩어져 있던 대원들이다. 이들 4만 여 명은 전세버스 1400여 대와 함께 지하철·시내버스 등을 이용해 월드컵경기장에 모였다. 질서 유지를 위해 무장경찰 등 경찰병력 2500여명이 동원됐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이날 상암월드컵경기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폐영식을 끝으로 12일 간의 공식일정을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잼버리 참가자들의 숙식·안전 등 모든 영역에서 꼼꼼히 챙겨 달라고 비상대책반을 이끌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부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이날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폐영식 이후에도 모든 대원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갈 때까지 숙식, 교통, 문화 체험, 관광 등을 최대한 지원하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참가국들은 13~14일까지 한국에 체류하며 문화 체험을 할 것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의 지시는) 이들까지 꼼꼼히 챙기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폐영식은 잼버린 기간 대원들 모습이 담긴 하이라이트 영상 상영으로 시작됐다. 영상에는 참가자들이 새만금 야영지에 도착해 폭염 속에서 야영 생활을 하는 것을 비롯해 태풍을 피해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문화 체험을 즐긴 후 마지막으로 서울에 집결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환송사를 한 아마드 알렌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은 “‘여행하는 잼버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대했던 것과 달랐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창의성과 회복력을 보여줬다. 도전을 특별한 경험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폐영식의 대미는 뉴진스·아이브·NCT드림·강다니엘 등 19개 팀이 참여한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가 장식했다. 스카우트들은 빗방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떼창’으로 호응하며 환호했다.
한편 잼버리 대회의 막이 내리면서 본격적인 책임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주무 부서인 여성가족부를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실은 잼버리 대회의 부실 운영과 예산 낭비 지적 등에 대해 면밀하게 감사해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여야도 9월 정기국회를 맞아 잼버리 예산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잼버리 사태를 지방정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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