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200억 원이 넘는 필로폰 등 마약류를 속옷에 숨기는 등 수법으로 국내에 들여온 일당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총책 A(31) 씨와 운반책 B·C(31) 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A 씨는 2022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필로폰 등 시가 216억 원 상당의 마약류 6576g을 태국에서 국내로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마약류는 필로폰 6468g, 엑스터시 239정, 케타민 101g 등으로 21만 7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운반책 B 씨와 C 씨는 올해 3월 필로폰 약 968g과 엑스터시 239정, 케타민 약 101g을 팬티에 숨긴 채 태국발 항공기 탑승해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혐의가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 씨는 태국에서 체류할 자금을 마련하려 범행을 시작했고 국내 유통을 통한 범죄 수익으로 호화 생활을 했다. 초기 마약 밀수가 성공하자 자신감이 생긴 A는 운반책으로 급전이 필요한 지인 6명을 섭외해 대규모 마약 밀수를 실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태국 파타야의 수영장이 있는 고급 빌라에 거주했는데 내부를 유흥 주점처럼 꾸민 후 지인들에게 빌라를 숙소처럼 제공하고 여성 접객원까지 부르는 등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며 운반책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올해 3월 25일 B 씨 등 운반책을 김해공항에서 검거한 뒤 이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통화내역을 분석해 A 씨의 인적사항을 특정했다. 이후 A 씨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하고 여권무효화, 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거쳐 A 씨를 태국에서 검거했다. A 씨는 다른 운반책을 추가로 모집해 마약 밀수와 유통 규모를 확대하려던 참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태국마약청(ONCB)과 공조해 총책이 태국계좌로 수령한 마약대금 등 태국 현지에 은닉된 범죄수익을 계속 추적·환수하겠다”며 “다른 운반책들과 국내 유통조직에 대해서도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국, 라오스, 미얀마 접경 지역을 일컫는 이른바 '골든트라이앵글' 중에서 태국에서 국내로 반입되는 필로폰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태국발 필로폰 압수량은 6만9657g으로 전체 필로폰 압수량인 16만1550g의 43.1%를 차지했다. 태국은 국내 필로폰 유입국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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