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등 교권 침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미국 경찰이 교사를 때린 초등학생을 체포하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27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교사 가슴을 친 미국 학생'이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글에는 2018년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경찰이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8살 아이를 연행하는 영상의 일부도 함께 담겼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의 보디캠으로 촬영된 영상이다.
영상을 보면 경찰관 두 명은 8살 아이를 향해 "너는 곧 감옥에 가게 된다. 일어나서 손을 뒤로 하라"고 말한 뒤 아이의 몸을 수색한다. 이어 아이의 손을 뒤로 한 채 수갑까지 채웠다. 겁에 질린 아이가 어깨를 들썩이며 울기 시작했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를 학교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이후 아이는 폭행죄 혐의로 구치소에 몇 분간 수감됐으며, 머그샷(경찰 사진)까지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이러한 조치는 당시 아이의 교사가 "학생이 교사의 가슴을 쳤다"고 신고하면서 이뤄졌다. 아이는 자리에 제대로 앉으라는 교사 지시에 불만을 품고 교사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때린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교권 회복을 위해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겁만 주는지 알았는데 진짜였다", "우리도 제발 인권만 찾지 말고 조기에 교육하자" 등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반응을 보인 데는 최근 이어진 학생의 교사 폭행 사례와 이에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에만 각각 서울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의 A 교사는 전치 3주의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며, 인천의 B 교사는 목 부위에 상처를 입은 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반면 경찰의 조치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건 좀 그렇다. 중간은 없는 건가”, “당장이야 사이다 같고 응징된 것 같지만, 수감은 너무 나간 것 같다. 8세면 기본적인 옳고 그름은 알아도 저런 처벌수단으로 바람직한 교화가 될 것 같지는 않다”며 해당 영상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미국이 저렇게 해서 청소년 범죄율이 낮아졌나?”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에서도 해당 영상을 두고 경찰 조처가 과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 영상을 공개한 현지 인권변호사 벤자민 크럼프는 "이 영상은 우리의 교육과 치안 시스템이 아이들을 범죄자처럼 대우해 범죄자가 되도록 훈련하는 가슴 아픈 예"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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