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13일 오후 열린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 ‘반구천의 암각화’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등재신청 대상 선정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를 신청하기 위해 밟는 국내 절차인 ▲잠정 목록 ▲우선 등재 목록 ▲등재 신청 후보 ▲등재 신청 대상 등 단계의 가장 마지막이다. 이날 등재 신청 대상 선정은 지난 2010년 1월 ‘잠정 목록’에 등재된 이후로는 13년 만이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현재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울산광역시의 ‘울주 천전리 각석’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전부 포함한 유산으로, 지난 4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등재 신청 후보로 선정하면서 명칭을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라 한다고 밝혔으나, 최종적으로는 ‘반구천의 암각화’로 하기로 했다.
지난 1970년대 초 발견된 천전리 각석은 대곡천 중류 기슭에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이다.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의 생활이 생생하게 표현돼 있다. 또 대곡리 암각화는 높이 4m, 너비 10m의 ‘ㄱ’자 모양으로 꺾인 절벽 암반에 새긴 바위그림이다.
문화재청은 이들 유산이 ▲ 동아시아 연안 지역인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를 사실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렸고 ▲ 그 중에서도 특히 고래와 고래잡이 과정의 주요 단계를 그린 그림에는 선사인의 창의성이 담겨 있으며 ▲ 바위 면에 남아있는 다양한 시대의 그림과 문자가 약 6000년 동안 암각 제작 전통이 이어져 왔음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증거라는 점에서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올해 9월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초안을 제출할 계획이며, 이후 2024년 1월에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유네스코의 현지 실사와 평가를 거치면 등재 여부는 2025년에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열린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는 ‘한양의 수도성곽’의 예비평가요청서를 서울특별시와 경기도·고양시로부터 보고받았으며, 올해 9월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하기로 의결했㈜다. 예비 평가는 등재 신청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부터 자문기구와 당사국이 함께 논의하는 과정으로, 유네스코에서 새로 도입하는 제도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된 ‘반구천의 암각화’와 예비평가 대상인 ‘한양의 수도성곽’이 성공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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