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과 결혼 간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같은 직업끼리 결혼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직업은 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학력자들은 고학력자끼리 결혼하는 경향도 보였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직업과 결혼 간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의사들은 18.5%가 의사와 결혼해 동종 직업 내 결혼 비율이 가장 높았다. 교수도 교수끼리 결혼하는 비율이 13.9%로 식당·호텔 관리자와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농장 관리자(13.3%), 법조인(13.0%), 치과의사(11.1%), 약사(11.1%), 소프트웨어 개발자(10.6%), 초등학교 교사(9.8%) 순으로 동종 직업 결혼비율이 높았다.
WP는 고학력을 요구하는 직업끼리 결혼하는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길고 힘든 공부를 하는 게 로맨틱한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인가? 아니면 공부 때문에 로맨틱한 관계는 없어지고 직업이라는 우리에 갇힌 상태로 파트너를 찾을 범위와 기회가 제한되기 때문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의사의 경우는 후자가 맞는 것으로 분석했다. 의사는 공부를 많이 해야하는 직업의 특성상 파트너를 찾을 범위와 기회가 제한된다. 의사 중에서는 5명 중 1명이 같은 의사와 결혼했는데, 이것은 대체로 30대 초반까지도 의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인 남성의 결혼 적령기인 28∼30세와 겹친다는 것이다.
반대로 동종업계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과 결혼한 비율이 높은 직업군은 무엇일까? 소방관 중 9.7%는 간호사와 결혼한 것으로 집계됐고 초·중등 교사와 결혼한 비율은 6.8%였다. 또 경찰관이 초·중등 교사와 결혼한 비율은 5.9%, 간호사와 결혼한 비율은 5.8%였다. WP는 이를 성비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성별의 편향성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을 형태를 남성과 여성의 결혼이라고 전제할 때, 성별 불균형이 큰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른 직업을 가진 곳에서 사람을 만나야하기 때문이다. 소방관이나 경찰관은 남성 종사자가 많은 만큼 직업 밖에서 커플이 될 확률이 높은데, 특히 여성 종사자가 많은 간호사나 교사와 결혼이 종종 성사된다는 것이다.
WP는 맞벌이가 만연한 시대에 외벌이 가정이 많은 직업 직업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종사자가 많고, 생산직(블루칼라), 육체노동 위주인 직업에서 외벌이 가정이 많았다. 그 중 1위는 군인이었다. 실제로 군인은 직장에 나가지 않는 배우자를 둔 비율이 40%를 웃돌았고, 원유·건설·농장 등 생산직 종사자도 직장에 나가지 않는 배우자를 둔 비율이 30%를 넘었다.
WP는 군인의 직업 특수성에 그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군인은 승진을 할 때 대체로 다른 주나 해외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며, 일반적으로 육아 시기인 20∼30대에 고된 근무를 해야 해 군인의 배우자는 가족이나 친구와 떨어져 자녀를 돌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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