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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 인터뷰] 정보라 작가 "과학기술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 SF 인기 비결"

■‘한밤의 시간표’ 저자 정보라

"사실적인 삶이 SF 소설과 같아

장르·순수문학 경계 없어질 것"

정보라 작가가 ‘한밤의 시간표’ 등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한국 사회 자체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죠. 이제는 과학기술이 없으면 삶 자체가 안됩니다. 제가 쓰는 SF(과학) 소설이 최근 사회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이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적인 삶이 곧 SF가 됐죠. 이에 따라 조만간 SF 등 ‘장르문학’과 기존의 이른바 ‘순수문학’의 경계는 사라질 겁니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 중인 ‘2023 서울국제도서전’ 행사장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정보라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정 작가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의 도서전 부스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다.

정 작가는 소설집 ‘저주토끼’로 지난해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뒤에 첫 신작인 연작소설집 ‘한밤의 시간표(퍼플레인 펴냄)’를 최근 내놓았다.

‘한밤의 시간표’는 정체불명의 물건들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한 수상한 연구소에서 한밤중에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묶었다. 연구소에서 심야 근무하는 직원들과 그곳에 보관 중인 물건에 얽힌 괴이한 이야기 일곱 편이 수록됐다. 모두가 ‘정보라다운’ 이아기로 채워져 있다.

작품 속 연구소에는 귀신 들린 물건들이 즐비하고 존재하지도 않는 복도나 계단이 수시로 등장하며 환청과 환영을 듣고 보게 된다. 이름은 ‘연구소’지만 오히려 이성과 합리, 논리와 사실이 비틀어진 초현실적인 공간이다.

‘한밤의 시간표’가 ‘저주토끼’와 어떻게 다른지 쉽게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저주토끼’ 내용이 ‘복수’에 대한 것이라면 ‘한밤이 시간표’는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한밤의 시간표’에는 ‘저주 양’이 나와 저주 동물 계보를 잇는다.



SF 소설의 인기와 함께 특히 지난해 부커상 최종후보 이후 생활과 창작 활동에 변화가 많았다고 한다.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식이란다. “해외 초청도 많이 받는 데 그분들의 반응에 당황스러워요. 이제는 ‘저주토끼’ (성공에 대해) 생각 안 하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책을 못쓰게 될 수도 있겠어요.”

정보라 작가가 ‘한밤의 시간표’ 등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정 작가는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애나대에서 슬라브어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서 단편 ‘머리’가 당선됐고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자유분방하고 환상적이면 호러의 성격도 있는 19세기 러시아 문학 성향을 소설에 반영한 결과 다른 영미권 계통의 작가의 소설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준다. 정 작가는 차기작에 대해 “내년 초쯤 문어와 대게, 상어, 개복치 등 해양생물이 나오는 SF 소설을 준비중”이라고 귀뜸했다.



부커상 지위가 주는 장점에 대해 그는 “내 맘대로, 엉뚱하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유로운 글을 쓰는 데 대해 인정을 받았다는 느낌이 든다”며 웃었다. 또 부커상 등 우리 작가들의 해외 도전에 대해서는 “번역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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