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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美 PGA 합병…"中 견제 위해 스포츠워싱 봐준다" 반발

오일머니 업은 LIV, PGA 삼켰다

사우디-中 안보·경제 협력 강화에

관계 개선 공들이는 美…블링컨은 사우디행

AP연합뉴스




국제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중동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합병으로 스포츠 분야에서 세를 넓히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가 전날 PGA투어와의 합병을 발표한 뒤 미국 상원 내 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해 합병 절차 및 반독점 문제 등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공화당은 민간 기업의 합병에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안된다며 개입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인권 탄압으로 고립됐던 사우디가 중동을 넘어 전 세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행사하려는 야심을 품은 상황에서 합병의 의미가 스포츠로 국한되지는 않는다”며 오일머니로 축구·복싱·자동차 경주(F1) 등에 대한 장악력을 키워 국가 이미지를 세탁하는 사우디에 미국 주요 스포츠 리그를 추가로 넘겨주는 것의 의미가 막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여론 조사 결과 LIV에 대해 호의적인 스포츠 팬의 비율은 17%에 불과했다”며 골프에 대한 평판 자체가 뒤집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11 테러 유족들은 일부 미국 선수들이 LIV 골프 대회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테러 배후국의 경기에 참가한 것은 조국에 대한 배신이라고 항의한 바 있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밀착하기 위해 미결 상태인 인권 문제를 눈감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사우디 정권이 독재에 비판적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암살하는 등 인권 침해 행위를 일삼은 점을 문제 삼으며 관계가 냉각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 유가 안정과 중국 견제 등을 위해 사우디 외교에 공을 들이며 양국 관계가 해빙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합병 발표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사우디를 찾아 빈살만 왕세자 등과 회담한 기간에 맞물려 이뤄졌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미·걸프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여러분과 협력 관계를 맺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동을 떠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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