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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선의 시스루] '구미호뎐1938' 러브라인 덜고 강해진 요괴 열전

[리뷰] tvN 토일드라마 '구미호뎐1938'

1938년에 떨어진 구미호 이야기

'구미호뎐'의 두 번째 시즌

이동욱, 김범, 김소연 등 주연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구미호뎐1938' 스틸 / 사진=tvN




1938년은 로맨틱하면서 슬픈 해다. 격변하는 시기인 만큼, 배경과 인물은 다양하지만, 안타까운 일제강점기다. 이런 시기에 백두대간을 호령했던 구미호가 떨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tvN 토일드라마 '구미호뎐1938'(극본 한우리/연출 강신효)은 1938년 혼돈의 시대에 불시착한 구미호가 현대로 돌아가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사랑하는 연인과 살아가던 구미호 이연(이동욱)은 한 가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1938년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죽은 동생 이랑(김범), 그를 짝사랑하는 여인 류홍주(김소연)와 재회하게 된다. 다시 현대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1938년에 남게 되고, 한 달 동안 머물러야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제강점기, 혼돈의 시대인 그곳에는 한국과 일본 요괴과 뒤엉켜 있고, 여러 가지 사건이 터지기 시작한다.

작품은 지난 2020년 방송된 '구미호뎐'의 두 번째 시즌이다. 지난 시즌 지아(조보아)와 이어져 행복한 생활을 이어가던 이연이 1938년에 떨어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배경이 바뀌고, 몇몇 등장인물이 바뀌면서 '구미호뎐1938'은 전 시즌과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준다.

가장 달라진 점은 메인 러브라인이 사라졌다는 거다. 지아와 맺어졌기에 주인공 이연의 러브라인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이연의 목표는 오직 지아가 있는 현대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 이미 짝이 있기에 오랜 시간 자신을 짝사랑했던 류홍주도 계속해서 밀어낸다.



러브라인이 줄어든 대신, 형제애가 더욱 강조된다. 지난 시즌에서는 이연에게 복수하려는 이랑의 모습이 주를 이뤘고, 후반부로 갈수록 형제애가 나왔다면, 이번에는 초반부터 형제애로 점철돼 있다. 이연은 죽은 동생을 과거에서 다시 만났기에 애틋하고, 이랑은 자신에게 관심 없어 보이던 형이 무한한 관심을 보이자 마음의 문을 연다. 지난 시즌에서 애증 관계에 가까웠던 이들이 이제야 비로소 애틋한 형제애를 마음껏 뽐내게 된 것이다.

이랑의 러브라인은 추가됐다. 형밖에 모르던 이랑에게 인어 장여희(우현진)가 다가오고, 이랑은 센 능력을 가진 장여희에게 끌린다. 이랑과 장여희의 데이트를 보면서 뿌듯한 미소를 짓는 이연의 모습은 또 다른 재미 요소다.

이번 시즌에 합류한 류홍주와 천무영(류경수) 캐릭터는 매력적이다. 전직 산신이자 경성 최고급 요릿집 묘연각의 주인 류홍주는 본 적 없는 캐릭터다. 엄청난 능력치를 지닌 만큼 당당하고, 이연을 향한 자신의 마음은 죽일 듯이 표현한다. 비밀을 지닌 천무영은 적인 듯 친구인 듯 묘한 존재다. 시청자들이 천무영의 마음을 알 수 없으니, 다음 전개도 예상할 수 없다.



시즌1에서 사랑받았던 각종 요괴와 사건들은 그대로 이어진다. 시즌1이 현대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요괴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요괴들이 일제강점기에 살고 있어 새롭다. 격벽하는 시기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토착신들부터 노름을 좋아하는 독각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따라 할 수 있는 장산범 등이 등장해 '구미호뎐' 시리즈 특유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시대 배경이 일제강점기인 만큼, 최강 빌런은 일본 요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 무기로 조선의 요괴를 개조하기 시작한 총독부 경무국장 가토 류헤이(하도권). 일본에서 넘어온 요괴들이 조선의 요괴들을 납치하기 시작하고, 이연과 이랑에게도 눈독을 들인다. 한일전은 늘 짜릿한 법. 한국과 조선 요괴들이 어떤 식으로 맞붙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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