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전세사기 피해 지원 특별법의 지원 대상 요건 6가지를 4가지로 줄인 수정안을 제시했다. 피해자 인정 기준이 까다롭고 모호해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1일 국토부는 이날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에 특별법 적용 요건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전에 정부·여당이 발의한 특별법상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려면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했다.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 △임차주택에 대한 경·공매(집행권원 포함) 진행 △면적·보증금 등을 고려했을 때 서민 임차주택 △수사 개시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다수의 피해자 발생할 우려 △보증금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 등이다. 전세사기 피해자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국토부에 설치되는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맡는다.
수정안에서 국토부는 대항력·확정일자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임차권등기를 마친 경우 지원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경매 또는 공매가 개시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이 파산이나 회생 절차를 개시하는 경우도 피해자 요건에 포함했다. 피해 주택 요건은 면적 기준은 없애고 보증금 3억 원 이하로 하는 수정안을 냈다. 단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서 15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보증금 최대 4억 5000만 원까지 인정하도록 한 것이다. 전세사기 의도로 판단되는 경우는 수사 개시 외에도 ‘임대인의 기망’ ‘바지사장에 대한 명의이전’ 등을 추가했다. 보증금 상당액 손실 규정은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받지 못한 모든 경우’도 포함해 사실상 요건을 폐지했다. 다수의 피해자 발생 우려 기준도 없앴다. 이와 함께 보증금 전액을 현행법에 따라 반환받을 수 있는 경우는 특별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다만 야당은 여전히 지원 대상을 ‘전세사기’로 제한하는 건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의견을 제기해 이날 특별법은 법안심사소위 처리가 불발됐다. 여야는 3일 다시 회의를 열어 추가로 심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소위 심사가 지연됨에 따라 법안의 본회의 처리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