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와 정부의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노동계를 양분하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유례를 찾기 힘든 대규모 대정부 집회를 열었다. 급기야 한 노동조합 간부는 분신까지 시도했다. 노동계는 정부의 노조 탄압이 비극을 낳았다고 격앙됐다.
1일 노동계에 따르면 건설노동조합 간부 A씨는 이날 오전 9시쯤 강원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몸에 휘발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A씨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오후 3시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검찰은 최근 건설노조 지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권은 노조를 적으로 규정하고 탄압해왔다”며 “(분신은) 정권이 노조 파괴를 위해 권력을 동원한 참극이고 사회가 만든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A씨는 분신을 시도하기 전 ‘정당한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 아니라 (위반 혐의는) 업무방해 및 공갈이다,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글을 남겼다. 정부는 작년 말부터 건설현장에서 채용 강요, 채용 비리 등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며 수사 강도를 높여왔다.
금속노조는 논평을 통해 이달 31일 총파업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금속노조는 “투쟁의 수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했다”며 “금속노조는 대정부 투쟁의 선두에 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날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노동절 기념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크다는 평가다. 민주노총은 정권 심판론을 집회 개최 전면에 내세웠다. 서울 집회 3만명을 비롯해 전국 집회 참여 인원은 13만여명이다. 7년 만에 노동절 집회를 개최한 한국노총도 집회 구호를 ‘노동개악(노동개혁) 저지와 민생파탄 규탄’으로 내걸었다. 한국노총 집회에는 약 5만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양대 노총은 올해 대정부 연대 투쟁을 결의했다. 5월부터 총파업 등 대규모 집회를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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