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유산인 월대(月臺)가 서울 경복궁 광화문 앞에 복원된다. 월대는 임금의 권위를 높이고 또 백성과도 만나는 접점으로서 역할을 했다. 앞서 창덕궁 돈화문 월대 복원에 이어 조선왕조 최대 규모의 광화문 월대까지 되살아나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광화문 월대를 복원·정비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한 발굴 성과와 향후 10월까지 진행될 복원 계획을 25일 언론에 공개했다. 월대는 궁궐의 주요 건물 앞에 설치한 일정한 높이의 단상을 의미한다. 크게 근정전 등 일반 건물 앞의 월대와 광화문 등 대문 앞으로 월대로 나뉜다.
동아시아에서 흔한 건물 앞 월대와는 달리 궁궐 대문 앞 월대는 우리나라 고유 양식이다. 자금성 등 중국, 고쇼 등 일본 궁궐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김연수 국립문화재연구원장은 “광화문 월대 복원을 통해 경복궁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자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유적으로 보면 원래 광화문 월대는 길이 48.7m, 폭 29.7m 규모다. 광화문 삼문에 맞게 월대도 중간 어도 등 3개의 길이 있다. 높이를 위해 장대석을 이용해 2단으로 기단을 쌓았다.
광화문 월대는 조선 전기에는 없던 것이 1866년 고종 때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새로 쌓았다가 이후 일제강점기에 월대 위로 전차 선로가 지나가면서 해체되고 흙에 덮였다. 이후 지금의 사직로 도로를 만들면서 완전히 묻힌 것을 2010년 광화문 복원 때 일부가 발굴됐다가 이번에 완전한 흔적을 나타낸 것이다. 문화재청은 10월까지 1890년대 기준 모습대로 복원해 일반에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궁궐 대문의 월대는 현재 창덕궁 돈화문 앞에 있다. 돈화문 월대는 당초 도로가 확장되면서 묻혔던 것을 2020년에 복원했다. 이 외에 덕수궁의 대한문 월대가 복원 공사 중에 있다.
전문가들은 월대가 조선 후기에 나타난 우리 궁궐의 독자적인 형식이라고 보고 있다. 조선 후기 왕권이 강화되면서 궁궐을 우러러보게 하면서 임금의 권위를 높일 구조물이 궁궐 대문에 필요했고 더불어 여러 가지 대민 행사를 하는 데도 사용됐다.
광화문 월대는 국내 궁궐 대문 월대의 결정판이다. 면적이 넒을 뿐 아니라 궁궐 대문 월대 중에서는 유일하게 난간석이 붙어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광화문 앞 삼군부와 의정부 터 일부 등 주변 정비 사업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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