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 도착 하루 만에 넷플릭스로부터 3조 3000억 원의 투자 약속을 받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윤 대통령은 5박 7일의 방미 기간 중 전략 첨단산업 등의 분야에서 양국 기업 및 기관 투자 협력, 인적 교류 강화 등을 유도하며 한미 동맹을 경제 분야에서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4일 오후(현지 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공군기지에 도착해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백악관 맞은편의 미국 정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여장을 풀고 넥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테드 서랜도스 등 해당 업체 임원진과 만났다. 서랜도스는 윤 대통령에게 넷플릭스가 향후 4년간 총 25억 달러를 한국 콘텐츠(K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이날 밝힌 사실을 소개했다. 해당 투자금은 주로 한국 드라마·영화·리얼리티쇼 등에 투입된다. 윤 대통령은 접견 종료 이후 공동 발표문에서 “이번 투자는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과 창작자·넷플릭스 모두에 큰 기회”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과 서랜도스 CEO는 이번 접견에 앞서 직접 작성한 서한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위협 등에 대응한 안보 정책 등을 논의한다. 특히 두 정상은 당일 회담 직후 공동성명과 별도로 대한민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인 ‘확장 억제’에 관한 특별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워싱턴DC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물로 확산 억제 방안을 담은 별도의 문건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성명에는 미국이 우리나라와 핵 정보를 공유하고 전략자산 기획·운영 단계에서 한국이 의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의 정책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한국판 핵 공유’를 구축하기 위한 첫발로 평가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미 정상의) 특별 성명이 한국과 한국민에게 약속한 확장 억제와 관련해 미국을 신뢰할 수 있다는 매우 명확하고 입증 가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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