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호황기에 반사이익을 누려온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에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시장 침체에 더해 정부가 아파트 규제를 대거 해제하며 대체 상품을 찾던 투자 수요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2~3년 전 분양된 단지들이 일제히 입주를 앞둔 가운데 서울에서도 손해를 떠안고 새 주인을 찾는 매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입주를 앞둔 서울의 오피스텔 분양권이 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이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해 ‘초역세권’으로 주목을 받았던 서울 중구의 주거용 오피스텔 ‘브릴란테 남산(156실)’ 58D타입(전용 33㎡)의 분양권은 5억 2300만 원(8층)에 매물로 나와 있다. 8월 입주를 앞둔 이 단지는 2021년 5월 같은 매물이 5억 4300만 원에 분양됐다.
호황기 때 ‘완판’에 성공했던 주거형 오피스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0월 입주를 앞둔 구로구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 68A(전용 29㎡)의 분양권은 현재 3억 4942만 원(11층)으로 분양가보다 3000만 원 내렸다. 단지는 2020년 12월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 6.54 대 1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전매 제한, 주택 수 등의 규제에서 자유롭고 대출 또한 최고 80%까지 가능해 인기를 끈 지식산업단지도 손해를 떠안은 채 주인을 찾고 있다. 지식산업센터 직거래 사이트에 따르면 5월 입주를 앞둔 양천구 목동 ‘신목동 LT삼보’ 전용 103㎡(7층)의 경우 9억 2790만 원에 분양됐으나 현재 8억 9790만 원에 거래를 기다리고 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지난 정부 당시 아파트 규제가 강화되며 투자 수요가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로 몰렸었다”며 “이로 인해 과잉 분양 현상이 생겼고 이제 와 입주를 앞둔 단지들이 경쟁하듯 ‘마피’ 매물을 쏟아내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이어 “금리 인상과 아파트 규제 해제로 수익률이 떨어진 만큼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미입주 사태까지 겹치면 부동산 시장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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