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의혹’ 검찰 수사 시작 1년 6개월 만에 기소되며 법원에 넘겨진 관련 사건만 12건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이르면 5월부터는 매주 법원에 출석해야 하고 대선 자금 8억 의혹, 50억 클럽 등 남은 수사도 많아 ‘사법 리스크’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부패방지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5개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가 추후 받기로 했다고 알려진 핵심 의혹 가운데 하나였던 ‘428억 원 약정’ 부분은 기소 대상에서 빠졌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한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측근들을 통해 대장동 개발 사업 일정, 사업 방식, 서판교터널 개설 계획, 공모 지침서 내용 등 직무상 비밀을 민간업자들에게 흘려 그들이 7886억 원을 챙기게 한 혐의도 있다. 그 밖에 성남FC 구단주로서 후원금 13억 5000만 원을 받는 대가로 두산건설과 네이버·차병원·푸른위례 등 4개 기업에 편의를 제공한 혐의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기준으로 대장동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만 이 대표를 포함해 총 15명이며 이들 중 김만배·유동규 씨 등 핵심 피고인들은 중복 기소된 상황이다. 대장동 관련 형사사건은 서울중앙지법에 9건, 서울고법과 수원지법에 각각 1건이 계류 돼 있다. 이번 이 대표 사건을 포함하면 모두 12건으로 법원 안팎에서는 이날 기소된 이 대표를 담당할 재판부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수준이다. 검찰이 수집한 이 대표 수사 기록만 500여 권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장동 관련 수사는 그 밖에도 줄줄이 이어져 있다. 검찰은 일단 김만배 씨 등 대장동 일당이 ‘이재명 측’에 배당금 428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에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관계자는 “치밀하게 증거 관계를 살피며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집중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혐의에 대한 확인을 더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민간업자 남욱 씨에게 정치자금 8억 4700만 원을 받은 혐의에 이 대표가 관여했는지도 규명 대상이다. 이 밖에 ‘50억 클럽’ 수사도 계속된다.
대장동 수사 외 이 대표와 관련한 다른 주요 사건들도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시 정자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으로 이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한편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은 5503억 원의 공익 환수 성과이고 성남FC 광고 유치는 적법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또 “검찰의 시간이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될 것”이라며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결국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며 법원에서의 진실 공방이 장기화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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