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행복 수준이 세계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사회·정치 상황은 물론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하위권을 기록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세계 행복(GLOBAL HAPPINESS) 2023’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 수준은 57%로 32개국 중 31위에 그쳤다. 조사 대상 국가 중 한국보다 행복도가 낮은 국가는 헝가리(50%)뿐이다.
입소스는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에 ‘매우 행복하다’, ‘꽤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로 행복 수준을 측정했다.
이 질문에 한국인의 57%만 행복하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또는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답했다. 한국의 행복 수준은 32개국 평균(73%)에도 한참 못 미쳤고, 1년 전(57%)과 같지만 10년 전(62%)보다는 더 낮아졌다.
행복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는 91%를 기록한 중국이었다. 그 뒤를 사우디아라비아(86%), 네덜란드(85%), 인도(84%), 브라질(83%)이 이었다. 미국은 14위(76%), 일본은 29위(60%)다.
지리적으로는 남반구 국가의 행복도가 대체로 높았다. 1년 전과 비교해 브라질(63%→83%), 콜롬비아(54%→80%), 칠레(53%→79%), 아르헨티나(48%→74%) 등 남미 국가들의 행복도가 크게 상승했다.
전 세계 공통으로 인생에서 가장 만족감이 적은 부분은 국가 경제상황과 사회·정치상황으로, 각각 평균 40%에 그쳤다. 한국의 국가 경제상황 만족도(21%)와 사회·정치상황 만족도(23%)는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한국보다 경제상황 만족도가 낮은 국가는 아르헨티나(15%), 영국(19%), 포르투갈(12%), 사회·정치상황 만족도가 낮은 국가는 아르헨티나(17%), 헝가리(20%), 포르투갈(21%)뿐이다.
반면 전 세계인이 인생에서 가장 만족감을 느끼는 부분은 자녀(85%)와 배우자와의 관계(84%)로 조사됐다. 한국인도 자녀(78%), 배우자와의 관계(73%)에서 가장 큰 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도움이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 가까운 친구나 친척이 있다’고 답한 한국인은 61%에 그치며 32개국 중 30위를 기록했다. 또 한국인의 35%는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애인이나 배우자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국이 최하위를 차지했다. 솔로인 한국인 중 10년 안에 애인이나 배우자를 만들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사람의 비율은 더 쉬워질 것이라고 답한 사람의 비율보다 58%포인트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한국은 ‘인생의 의미를 느낌(34%)’, ‘물질적 부(39%)’ 측면에서 유독 만족도가 낮게 측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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