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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뚝섬 하늘길로 5분만에 이동…잠수교선 물길따라 수상산책

■오세훈 '한강 르네상스 2.0' 추진

곤돌라로 강남북 연결 '교통 혁신'

잠실운동장 '마이스 허브'로 조성

2030년까지 55개사업 단계적 추진

한강 활용도 높여 도시활력 제고

"세계 5대 도시 도약" 긍정 평가속

일부선 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 중구 시청 브리핑실에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9일 내놓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자연과 공존, 편리한 이동성, 매력 증대, 활력 제고 등 네 가지 핵심 전략을 토대로 추진된다. 10여 년 전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한강 르네상스’가 자연력 회복과 문화 기반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후속 프로젝트의 핵심은 한강 활용도를 높이면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번 프로젝트가 서울을 5대 도시로 발전시키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일각에서는 ‘세빛섬’과 같은 대규모 적자 사업으로 전락하고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잠수교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우선 서울시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한강과 연계해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세우고 이곳을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개관 목표 시기는 2028년이다. 당초 제2세종문화회관은 영등포구 문래동에 들어설 계획이었으나 주변 경관과 접근성을 고려해 여의도공원으로 변경됐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면에는 서울문화마당이 조성된다.

상암동 하늘공원에 조성되는 대관람차 ‘서울링’ 조감도. 사진 제공=서울시


상암동 하늘공원에 세워질 대관람차(서울링), 전망가든을 비롯해 한강 곳곳에는 조망 명소들이 들어선다. 시민공모를 통해 발굴한 노을 명소, 자전거도로변 명소, 생태 경관이 우수한 지천 합류부 등을 감성 조망 명소로 만들고 기존 전망카페를 활성화해 야간 경관도 개선한다. 지천 합류부에 들어설 감성 명소인 ‘놀빛광장’은 올해 중랑천 합류부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안양천·성내천·고덕천·반포천·탄천·홍제천 등 총 7개소에 조성한다.

곤돌라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육로 중심이던 한강 이용 수단은 물길·하늘길로 확장된다. 수상 활동 거점으로서 난지한강공원 인근, 여의선착장, 잠실·이촌(2025년 착공) 등에 권역별 마리나를 조성하고 기존 수상 교통과 연결한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활용한 한강 관광 상품은 2024년 운행 테스트를 거쳐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한다. 특히 강남·강북 간 대중교통 연결이 필요한 주요 거점 및 관광 명소에 곤돌라를 설치해 뚝섬과 잠실 이동 시간을 5분 안팎으로 줄이는 등 교통 편익을 높이고 색다른 이동 경험까지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노선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곤돌라 지주 높이를 최고 80m로 생각 중인데 관광 차원에서 매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한강 변 활력을 높일 방안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핵심 거점에 ‘도시혁신구역’을 적용하고 용도구역이나 높이 제한 등 규제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도시혁신구역은 도시·건축의 용도 제한을 두지 않고 용적률과 건폐율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잠실운동장은 K콘텐츠, 신산업 전시 개최 등 미래 전략 산업 중심의 글로벌 마이스(MICE) 허브로 만든다. 여의도 금융 중심지는 용도지역을 상향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 높이 규제 등을 완화한다. 한강 변 아파트 주동 15층 높이 제한도 탄력적으로 적용해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한강 변에서 추진되는 민간 개발 사업은 한강 변과 바로 연결되는 입체 보행교 설치를 원칙으로 인허가한다.

노들섬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는 2025년까지 복원 가능한 호안 57.1㎞ 전체를 자연형 호안으로 전환하는 등 한강 생태계 관리 작업도 이어간다. 한강 배후지역 어디서나 걸어서 10분 안에 한강공원으로 갈 수 있도록 2030년까지 나들목 7곳을 신설하거나 증설한다. 연내 강동구 암사동 선사유적지와 한강 변을 잇는 암사초록길도 준공한다.

서울시는 이번 프로젝트가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수익성까지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지만 민간 투자 사업으로 추진될 대관람차·곤돌라 등을 놓고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한강 르네상스의 랜드마크로 키우겠다며 반포대교 남단에 만든 인공섬 세빛섬은 빚더미(2020년 기준 부채 1206억 원) 흉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서울링 등 많은 사업이 민간 투자 사업으로 구성돼 서울시 예산이 들지 않는다”며 “영국 런던아이가 3년 만에 투자비를 다 뽑았다고 하던데 서울링도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잠실 한강공원에 들어설 ‘자연형 물놀이장’ 조감도. 사진 제공=서울시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급등세가 꺾인 서울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고금리 등 여건상 큰 영향은 제한적이나 여의도 등 국지적인 가격 상승 압력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제2세종문화회관을 기존 문래동에서 여의도동으로 옮기면서 여의도는 또 하나의 호재를 얻게 됐다”며 “문래동은 하방, 여의도는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기존 정치·금융 중심지였던 여의도는 최근 잇따라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 데 더해 문화시설까지 겸비하게 됐다”며 “시장 침체기인 만큼 당장 주택 가격에 반영되지는 않겠으나 입지적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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