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우파 연정의 사법 개혁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영항공사 조종사들마저 총리의 해외출장용 전용기 조종을 거부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국영항공사 엘알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9일 이탈리아 방문을 앞두고 전용기 조종사 및 승무원 지원을 받았으나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네타냐후 정부가 사법부를 무력화하는 개혁입법을 발표한 뒤 이를 강행한 데 따른 반발로 보인다. 엘알은 성명에서 “총리에 대한 보이콧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총리 전용기 승무원 배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데는 보잉777 기종을 조종할 수 있는 조종사 부족도 한몫을 했다”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사내 절차에 따라 승무원 배치를 완료해 예정대로 출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날 F-15전투기를 운용하는 이스라엘공군(IAF) 69비행대대에 편성된 예비역 조종사 40명 가운데 37명도 사법 개혁에 반대하는 의미로 8일 예정된 훈련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공군 사령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8일을 민주주의와 국민 통합에 관한 담론과 사색을 위해 쓸 것”이라며 “따라서 그날 우리는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다. 단 작전 행동이 있으면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야당과 법조계는 물론 시민들도 9주 연속 주요 도시에서 주말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연성 헌법을 거스르는 입법에 대한 대법원의 견제 권한을 막고 여당이 법관 인사를 담당하는 위원회에 개입하도록 한 개혁 입법을 ‘사법 쿠데타’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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