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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항으로 급성장’ 하이난성, 홍콩 대체할까? [김광수의 中心잡기]

習, 2018년 개발 지시 후 천지개벽

세제 혜택, 무역 편의로 기업 유치

면세업 급성장, 국내외 쇼핑객 흡수

의료관광 수요 더해 관광 활성화



관광객들이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 치러우 거리에서 라이브 밴드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신화연합.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이 천지개벽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제주도가 있다면 중국 사람들에겐 ‘중국의 하와이’ 하이난이 있는데요. 천혜의 관광지로 평가받던 하이난성이 최근 들어서는 자유무역항으로 변모하는 중입니다.

자유무역항이라고 하면 배가 드나드는 항구를 떠올리시겠지만 하이난성의 자유무역항 개념은 조금 다릅니다. 중국은 하이난성 전체를 자유무역지구로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있습니다. 시 주석은 2018년 하이난성을 자유무역항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난성은 광둥성의 일부였다가 1998년 하이난성으로 분할돼 선전, 주하이, 샤먼 등과 함께 경제특구로 개발돼 왔습니다. 30년이 지난 2018년 다시 자유무역항 프로젝트가 더해지면서 하이난성은 성장에 탄력을 받게 됩니다.

시 주석의 육성 계획이 발표된 이후 자유무역항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하이난성은 2020년 6월 3단계 건설 방안이 발표됩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자유무역항 체계를 수립하고 2035년까지 운영 수준을 성숙시켜 2050년까지 세계적인 자유무역항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합니다.

하이난은 자유무역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3가지 세제 혜택과 5가지 무역 편의를 제공하며 해외 자본과 기업 투자를 유인하고 있습니다. 세졔 헤택으로 무관세, 저세율, 세제 간소화가 제공됩니다. 섬 전체를 무관세 지역으로 만들고, 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율을 15%로 낮췄습니다. 중국 본토 기업의 소득세율이 최고 25%, 홍콩 기업이 최고 16.5%인 것과 비교하면 하이난성의 메리트가 큽니다.

무역, 투자, 역내외 자본이동, 인적교류 자유화, 물류 등의 5가지 분야에서 편의도 제공합니다. 그 결과 2022년 기준 127개 국가와 지역에서 1320개의 외자 기업이 진출해 하이난에 둥지를 틀었고, 투자 총액은 40억5000만달러에 달합니다.

이런 혜택을 두고 하이난 자유무역항 프로젝트가 중국 본토에 제2의 홍콩을 만드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자세히 보면 흡사하지만 다른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홍콩과 하이난이 관광과 서비스업에 주력하는 것은 공통점입니다. 하이난은 여기에 심해·우주개발 같은 첨단 기술 산업, 열대기후를 활용한 고효율 농업 등을 더해 4대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4가지 산업이 하이난성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관광 분야만 놓고 봤을 때 기존의 여행 중심지 싼야에 이어 최근 섬 중심부에 위치한 우즈산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나섰습니다. 하이커우에서 우즈산을 거쳐 싼야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개통돼 접근성이 좋아졌습니다. 우즈산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모두 0인 청정지역입니다. 우즈산을 힐링 관광지역으로 만드는 만큼 올해 한국인 관광객을 5만명 이상 유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무관세 지역인 하이난성은 섬 전역에 대형 면세점도 12개나 자리잡고 있습니다. 기존에 싼야쪽에 집중됐던 면세점에 더해 작년 10월 말 하이커우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하이커우로도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거죠.

싼야 면세점도 규모를 계속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싼야 최대 면세점인 싼야국제면세성(CDF몰)은 기존 A, B동에 이어 올해 안에 C동까지 확대 개장할 예정입니다.

중국은 하이커우, 싼야 등의 국내 면세점 육성을 위해 2020년 7월부터 기존 3만위안에서 10만위안으로 구매 한도를 3배 이상 늘렸습니다. 한국이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늘리긴 했지만 양국을 비교하면 차이는 거의 20배에 육박합니다. 오프라인 면세점에서 구매하지 못했더라도 하이난을 다녀간 경우 온라인에서 180일까지 구매할 수 혜택도 제공됩니다.

하이난은 보아오포럼으로 유명한 보아오지역은 의료관광특구로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 부자들이 건강과 레저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유인하고 있죠. 해외로 나가지 말고 하이난에 와서 치료하고 여행하며 돈을 쓰게끔 유인하는 겁니다. 이런 혜택을 누리려는 중국 부자들이 겨울철만 되면 하이난을 찾습니다. 요양병원 겸 실버타운 성격의 한 시설에는 최대 2000만위안, 한화 37억원이 넘는 회원권을 보유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지난해 광광객 감소로 성장률이 추락했던 하이난성은 올해 중국 내에서 가장 높은 9.5%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하이난이 시진핑 주석의 바람대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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