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양국 협력의 상징인 바라카 원전을 찾아 “제3국 공동 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할 때”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바라카 원전을 찾은 것은 2018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문 이후 5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UAE 아부다비 알다프라 지역의 바라카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3호기 준공을 기념하고 4호기 건설 현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계획된 총 4기 가운데 2기가 운전 중이고 나머지 2기도 곧 가동을 시작하는 바라카 원전은 한국과 UAE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대표하는 큰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팀코리아가 한국 원전 산업의 기술력과 경험을 보여주었듯 한국과 UAE 양국이 바라카의 성공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 UAE 내 추가적인 원전 협력과 제3국 공동 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할 때”라고 강조했다.
함께 한 무함마드 대통령은 “한·UAE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양국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줬으며 원자력을 포함한 많은 주요 부문에서 양자 협력의 기회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라카 원전 현장의 UAE, 한국 및 여타 국가의 근로자분들 모두의 노력으로 3호기가 준공되면서 UAE의 청정 전력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원전 사업의 글로벌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바라카 원전이 한국과 UAE의 협력을 상징하는 곳이지만 지난 정부에서는 양국의 신뢰 관계를 흔들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UAE를 방문한 2018년에는 현장을 찾았지만 올해 1월 방문 때는 찾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내내 이어진 탈원전 정책으로 UAE와의 관계가 소원해진다는 관측도 있었다. 원전의 수명은 통상 60년, 핵연료 처리 등을 포함하면 약 100년간이다. 한국이 탈원전을 가속화하면서 UAE의 에너지 안보에도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대통령이 전날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이날 바라카 원전을 함께 찾으면서 양국의 원전 동맹은 완전히 회복됐다는 평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국빈 방문 부대 행사로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한국에 투자해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이날 UAE는 삼성물산과 현대중공업 등 한국 기업에 61억 달러(약 7조 5000억 원)를 투자하는 24건의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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