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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노동시장 약자 보호 위한 이중구조 개선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





지난해 1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 총액은 900만 원이 넘었으나 중소기업 근로자는 400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노동시장 내 이중구조는 어느 나라에나 일정 부분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격차가 확대되고 공고화하는 것이 문제다.

이중구조가 만들어진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대기업과 정규직 노조가 자신의 이익만을 극대화해온 것이 큰 원인이기도 하다. 대기업은 글로벌 경쟁 하에서 원·하청 관계를 구축해 비용 절감을 추구해왔고 대기업 정규직 노조는 소속 조합원의 임금 인상에만 집중하는 등 하청과 비정규직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정부도 공정 거래 질서 확립과 고용 안전망 구축 등 이중구조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중구조는 역사상 최대 스펙으로 일컬어지는 청년들의 희망과 일자리 기회를 빼앗는 한편 중소기업은 만성적인 인력난을 호소하는 악순환을 낳았다.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해소를 노동 개혁의 핵심 과제로 보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원·하청 간에 상생과 연대의 산업?노동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 이미 에너지 업종 등에서 원청 노사가 공동으로 행복나눔기금을 출연해 협력 업체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지원하는 모델이 운영 중이다. 이러한 사례의 확산을 위한 첫걸음으로 조선업 상생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 드러났듯 조선업은 원?하청 근로자 간 임금 격차 등 이중구조 문제가 심각해 청년 유입이 지체되고 산업의 경쟁력도 저하되고 있다. 최근 수주 물량 회복기를 맞아 원·하청이 조선업 재도약을 위한 선결 과제로서 이중구조 해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도 원·하청의 노력에 상응해 인력난 해소와 규제 개선 등을 패키지 형태로 지원하는 중층적인 사회적 대화 모델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현재 협력 업체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적정 기성금 지급, 원?하청 간 공정한 거래 환경 구축 등 다양한 의제들에 대해 논의 중이다. 다음 달 상생 협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다른 업종으로의 확산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일한 만큼 보상받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실현을 통해 임금 격차 문제를 해소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연공급제 완화와 직무?성과급제 확산 등을 위한 임금 체계 개편을 적극 추진한다. 이달 중 상생임금위원회를 발족해 임금 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보호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5인 미만 사업장 대상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정부는 노동시장 정책과 산업 정책, 공정 거래 질서 확립 등을 포함하는 이중구조 해소를 위한 종합 패키지를 1·4분기 중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노동시장은 국민들이 삶을 영위하고 꿈을 실현하는 장소다. 노동시장 분절의 피해가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게 돌아가는 점을 고려하면 이중구조 해소를 위한 노사의 양보와 연대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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