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와 동거 여성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신상정보가 공개됐지만, 현재 사진이 아닌 과거 증명사진이 공개되면서 신상 공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직접 그의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찾아 실물 모습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시간으로 과거 사진 털리는 이기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이기영의 계정으로 추정되는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는 사진과 비교적 최근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실물 사진 한 장이 담겨 있다.
사진 속 이기영은 군 제복을 착용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2013년 육군 모 부대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했다. 또 다른 사진에서 이기영은 후임병으로 보이는 이와 엽기적 표정을 지은 모습도 드러냈다.
해당 사진에는 "쓸만한 사람이 돼봐야겠다",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내가 잘못했어도 한두 번이지", "여기 페북이다. 말조심해야 한다" 등 이기영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도 남아 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평범하게 생겨서 더 충격이다", "증명사진은 포토샵을 많이 했네", "눈이 기분 나쁘다", “실물은 이 얼굴이랑 또 다를 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경기북부경찰청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가 이기영의 얼굴과 나이를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그의 신상정보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하지만 경찰은 이기영의 최근 사진이 아닌 과거 운전면허증 사진을 배포했다.
이기영이 최근 촬영된 사진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당사자가 거부하면 사진 촬영을 강제할 수 없다.
증명사진은 촬영 시기를 알 수 없고, 사진 보정 작업 등을 거치기 때문에 실물과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범죄자 신상공개의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실효성 논란은 지난해 9월에도 있었다. 경찰이 '신당역 살인 사건'의 피의자 전주환(31)의 증명사진을 배포했지만, 이후 전주환이 검찰에 이송되는 과정에서 포착된 모습이 사진과 크게 달랐다.
이에 경찰 구금과정에서 이른바 ‘머그샷’을 촬영해 공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사 범행과 재범을 막기 위해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만큼 지금보다 더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머그샷은 범인을 식별하기 위해 구금 과정에서 촬영하는 얼굴사진을 말한다. 현재는 당사자가 거부하면 머그샷을 찍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