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글로벌 기업과 전 세계에 지속적으로 알려야 합니다.독도를 비롯해 우리나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는 것은 단번에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는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독도·김치·한복 등을 이슈화할 것입니다.”
‘한국 알리미’ 서경덕(사진) 성신여대 교수는 16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여론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 ‘한국 알리미’의 운명이자 역할”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이어 “하루에 수십억 명이 들여다 보는 구글맵도 명칭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이 사업을 하는 나라에서 해당 나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아이폰 지도에서 ‘Dokdo(독도)’를 표기할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냈다. 미국 등 22개국 아이폰 지도에는 독도 표기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아직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대학생 시절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대한민국 알리미’를 자처한 서 교수.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피 끓는 젊은이의 도전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어느덧 그는 잘못된 한국 정보를 바로잡는 상징적 인물이 됐다. 그는 “하이텔·천리안 등 PC통신을 접하면서 세계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며 “그래서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두 달 정도 다녀오게 됐고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대한민국을 브랜드로 알려보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방학만이라도 모금을 하고 캠페인을 벌이자는 생각으로 기업 홍보 담당자, 사회 공헌 부서에 연락을 했는데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방학이 더 생겼다”며 “이렇게 시작한 게 평생의 업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한국 알리기’ 캠페인이 호응을 얻자 지원 사격에 나선 이들도 잇따랐다. 배우 송혜교가 대표적이다. 송혜교의 지원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한국어 음성 지원 서비스를 유치하게 된 것이다. 그는 “우연한 자리에서 만난 송혜교 씨가 ‘의미 있는 일을 하시는데 언제든지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송혜교는 해외 미술관의 한국어 음성 서비스에 필요한 비용을 후원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한 이 캠페인을 내년부터는 유럽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알릴 때만 해도 일본에 맞섰다면 이제는 중국까지 그 대상이 확대됐다. 중국이 김치와 한복의 종주국이라는 ‘김치·한복 공정’ 등 때문이다.
그는 “중국 정부가 환구시보 등을 통해 먼저 여론을 형성하면 중국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를 퍼나르며 왜곡을 확대 재생산하는 전형적인 수법을 중국이 펼치고 있다”며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 등 역사 왜곡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 역시 새로운 역사 교육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의 한국 알리기의 궁극의 목표 중 하나는 한국 음식 등이 현지에서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문화가 되는 것이다. K팝 음악을 틀어놓거나 K드라마를 보면서 불고기·비빔밥·김치 등을 먹는 게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이 되면 그게 바로 한국 문화가 진정한 세계화가 됐다고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뉴욕에 가면 한식당에 줄을 서 있는데 이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다. 그들은 관광객으로서 이벤트를 즐기는 것”이라며 “이를 뛰어넘어 텍사스 시골 마을 가정집에서 일요일 점심에 비빔밥을 해먹는 게 전혀 낯설지 않아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