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에디터는 국내 최대 식품 박람회인 <코엑스 푸드위크>에 다녀왔어요. 참여 기업만 900여개에 달하는 그야말로 대규모 행사였는데, 비건 부스가 정말 많아서 마치 오늘의 주인공은 ‘비건’이라고 외치는 것 같았어요. (전지적 지구용사 시점...)
근데 지구용사 필터를 걷어내고 봐도 사실이에요. 박람회 내부에 ‘Begin vegan’이라는 플래카드가 펄럭이고, 푸드테크존에는 입구부터 비건 카페 ‘비건 비기닝’의 대형 부스 겸 카페가 관람객들을 맞이했거든요. 비건을 모를래야 모르고 지나칠 수 없는 이번 식품 박람회! 그 중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실제 구매할 수 있는(펀딩 예정 포함) 출시 5개월 미만의 따끈한 신제품들 소개해 드릴게요.
뭐가 진짜 닭이 낳은 계란이계?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신기했던 제품은 메타텍스쳐가 개발한 비건 삶은 계란 ‘스위트 에그’였어오. 그동안 비건 계란은 저스트에그처럼 전란액 형태로 계란 부침과 스크램블 정도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갑툭튀 삶은 계란이 나와 깜짝 놀랐어요. 맛만 삶은 계란이 아니라 모양과 식감까지 닭이 낳은 계란과 똑같더라고요.
흰자는 콩 단백질, 노른자는 단호박 등을 원료로 개발한 100% 비건 삶은 계란으로, 10여가지의 채소만으로 만들었대요.
특히 실제 삶은 계란 흰자와 식감이 유사하도록 개발해(식감 측정실험 결과 90% 이상 일치로 나옴) 특허까지 냈다고. 또 이 계란은 일반 삶은 계란과 단백질은 동일하지만 칼로리는 낮춰 삶은 계란을 즐겨 먹는 논비건에게도 좋을 듯 해요. 당연히 계란 알러지도 걱정할 필요가 없고요.
와디즈에서 스프레드를 펀딩할 예정인데요. 일단은 스프레드 형태로 판매하고 공장시설을 갖춘 후 알 모양으로도 출시할 계획이래요. (비건 삶은 계란 개발은 전세계 세 번째, 상용화는 유일!) 에디터도 박람회에서 에그마요 비건 샌드위치를 맛봤는데요... 그냥 아무 이질감이 없습니다. 맛있어요
‘완.전.합.법’ 대마씨로 만든 비건우유
아몬드랑 귀리 우유는 맛이 없고, 두유는 첨가물과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건강이 걱정되고... 이런 고민 해보신 적 있으세요? 사실 에디터는 대체 우유 특유의 곡물 쩐맛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잘 안 먹는데요. 그런데 박람회에서 이 초코 우유 한 잔 마시고 완전히 반했어요. 바로 햄프씨드로 만든 ‘퓨롯햄프밀크’로 설탕 대신 프락토 올리고당으로 단맛을 냈고, 카카오로 완벽한 허쉬 초콜릿의 비건 버전을 만들어냈어요.
앗, 혹시나 햄프씨드가 대마 씨앗이라 불법이 아닐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껍질의 환각 물질을 제거한 것으로 식약처에서도 허가한 안전 식품이거든요. 와디즈에서 초코맛 펀딩 중이에요. (플레인은 향후 출시할 예정. 지금은 햄프 풀냄새를 잡기 위해 열심히 개발 중이라고)
일요일은 내가 비건 짜장면 요리사
비건인들에겐 잘 알려져 있는 비건 식품 브랜드 넥스트밀의 신제품이에요. 바로 비건 짜장면! 3분 만에 후딱 끓여 먹을 수 있는 봉지 라면으로 무려 7개월 간의 연구와 18번의 배합비를 거쳐 탄생했다고 해요.
밀이 아니라 쌀로 면발을 뽑았고 계란, 우유, 돼지고기, 쇠고기 등이 들어가는 일반 짜장라면과 달리 온리 순식물성 성분으로 스프까지 개발했다고.
맛 평가는 대체적으로 “면발이 끝내줘요! 소스 맛은 살짝 아쉽” 정도인데요. 채소와 다양한 양념을 추가해 먹으면 쉽지만 근사한 한끼가 된다는 팁. 스마트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먹어보면 반한다...대세된 대체육
시식 코너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는 곳은 정말 거짓말 안하고 대체육 부스들이었는데요. 여기저기서 “어머 진짜 맛있네”가 연신 튀어나오더라고요. (괜히 뿌듯한 지구용사) 디보션의 떡갈비(사진 왼쪽)는 정말 육즙이 팡팡. 국내 대체육 패티 중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하얀 반점(식물성 지방으로 마블링을 표현)이 가열하면 육즙으로 변해 고기의 식감과 풍미를 살려주거든요. 진짜 디보션의 경쟁력은 ‘맛’이라는 거 인정 또 인정.
비건인 사이에서 인기 만점인 이노하스(사진 가운데) 부스도 열일 했어요. 이날 베스트셀러 대체육뿐만 아니라 신제품 만두도 선보였는데 속이 정말 꽉 찬, 실한 만두에 지갑이 마구 열리더라고요. 위미트 치킨(사진 오른쪽)도 양념과 후라이드 두 가지 맛으로 뭐 하나 고르기 어렵게 맛있었고요. 신세계의 베러미트는 캔햄을 활용한 토스트를 선보였는데 수십 명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 대폭발!
소개해드린 제품 말고도 파아프 템페를 넣은 약고추장(마르쉐에서만 판매), 아케미의 식물성 아이스크림, 널담의 비건 마카롱, 버틀의 비건 소스, 밥스누의 비건 초콜릿 등 정말 많은 비건 제품을 볼 수 있었는데요. 비건 행사는 정말 갈 때마다 새롭고 재밌어요. 이번 박람회도 4시간이나 머물다 왔다는... 올해 비건 행사가 끝났다고 서운해하지 마세요. 소개해드린 신제품들 맛보며 조금만 기다리시면 내년 3월 비건페스타가 열립니다. 그때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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