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민간병원 중 처음으로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했던 삼성서울병원이 5000례 치료 기록을 세우며 또다시 새 역사를 썼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8일 양성자치료센터의 신환 5000례 달성을 맞아 기념식을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는 2015년 12월 첫 환자를 받아 이듬해 300례가 넘는 치료실적을 올렸다. 2007년 국립암센터가 국내 처음으로 양성자치료기를 들여온 데 이어 두 번째 도입한 사례다. 민간병원으로는 국내 최초였다. 2017년부터 연 평균 11% 이상 증가하며 2020년 3000례를 넘어섰고, 약 2년만에 누적 환자수 5000례를 달성한 것이다. 이는 국내 최초일 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양성자치료를 시작한 다른 국가보다 2~4배 빠른 성장세에 해당한다.
특히 1세대 양성자 빔(beam) 조사 방식 대비 한단계 진보한 ‘스캐닝 치료법’ 사용 비중이 전체 치료 중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캐닝 치료법은 암조직 주변에 장기가 밀집되어 있어 정밀한 치료가 필요할 때 적합한 첨단 치료방식이다. 국내외를 통틀어 미국 메이요클리닉 외에는 스캐닝 치료법을 이처럼 높은 수준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양성자치료 도입 6년만에 양적, 질적 성장을 동시에 거두며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한 양성자치료 대상 분석에 따르면 간암이 가장 많았고, 두경부암과 폐암, 뇌종양 순이었다. 간암과 두경부암은 각각 1000례를 넘었고, 폐암 치료 역시 700례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개 암종이 전체 양성자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또한 양성자치료를 받은 환자 중 10%가 소아암 환자로 확인됐다. 소아암 발생 빈도가 전체 암의 1% 정도 차지함을 감안할 때 양성자치료를 받는 소아암 환자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소아암은 환자들의 장기 생존율이 점차 높아지며 양성자치료가 적극적으로 권장되는 암종이지만 양성자치료 중 자세 유지 등 환자의 협조가 어렵다는 애로사항이 존재한다. 삼성서울병원은 2016년부터 소아청소년과와 마취통증의학과의 협력을 통해 필요한 경우 마취 유도 하에 양성자치료를 시행하며 많은 소아암 환자들의 원활한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성과를 기반으로 현재까지 총 59편의 논문이 국내외 유수 학회지에 발표되는 연구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 중 52편은 SCI/SCIE급 저널에 게재될 정도로 학술적 가치도 높이 평가받는다.실제 환자 치료와 관련된 임상적 연구와 함께 물리학 및 생물학적 기초 연구가 절반 가까이 차지해 양성자치료에 대한 지식적 기반을 견고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했다.
박희철 양성자치료센터장(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은 “고난이도 치료 영역에 도전해 훌륭한 치료 성적을 거두는 동시에 일찍이 운영 경험이 없었던 최첨단 치료 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앞으로도 성공 DNA를 충전하는 역할을 하는 센터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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