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해운선사들이 심각한 해운 물류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항공화물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해상 물류망 혼란 장기화로 해상 운임이 급등한 가운데 이보다 10배 이상 비싼 항공 운임까지 더해지면서 치솟는 물류 비용이 가뜩이나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덴마크의 머스크와 프랑스 CMA SGM, 스위스 MSC 등 대형 해운선사들이 최근 항공운송사업부를 강화하고 있다. 보잉 767 15대를 운영 중인 머스크는 추가로 보잉 767 3대와 보잉 777 2대를 주문한 상태다. 머스크는 지난해 항공화물 운송 업체인 ‘세너터인터내셔널’을 인수해 항공운송 처리 능력을 2배로 늘린 바 있다.
지난해 자체 항공화물운송사업부를 신설한 CMA도 현재 운영 중인 에어버스 A330 4대와 보잉 777 2대에 더해 내년에 보잉 777 2대, 2026년까지는 A330 4대를 추가 구매할 계획이다. CMA는 프랑스·네덜란드 합작 항공사 에어프랑스-KLM과 올해 초 양사 항공화물 공간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 MSC의 경우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와 손잡고 이탈리아 국영 이탈리아항공운수(ITA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다만 ITA항공의 인수 우선협상권은 에어프랑스-KLM과 델타항공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돌아갔다.
해운선사들이 항공운송에 뛰어드는 것은 해운 물류망 혼란의 여파로 가격은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항공운송을 선호하는 화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머스크의 항공운송 책임자인 미셸 포사스 루시크는 “해상·항공 운송 병행을 요구하는 고객사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다만 항공 운임은 통상 도로 운송 운임의 4~5배, 해상 운임과 비교하면 많게는 12배가량 비싸다. 이에 따라 해운선사의 항공운송 확대가 물류비를 끌어올려 결국 상품 가격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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