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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조2' 유해진, 가벼운 웃음과 무게 있는 가치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유해진 / 사진=CJ ENM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을 보고 있으면 “역시 유해진”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작품의 든든한 기둥 같은 역할로 균형을 잡아주고 적절한 유머로 숨을 불어 넣는다. 속편의 가치를 만든 요인에는 그를 빼놓을 수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 이하 ‘공조2’)은 지난 2017년 781만명 관객을 동원한 ‘공조’의 후속편이다. 배우 현빈을 비롯해 유해진, 임윤아 등이 다시 뭉치고, 다니엘 헤니, 진선규가 새롭게 합류했다. 명절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누적 관객수 300만명을 가뿐히 넘겼다.(13일 기준)

작품은 유해진의 전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이어받았다. 북한 형사 철령(현빈)이 남한으로 숨어든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공조 수사에 투입되고, 남한 형사 진태(유해진)가 광수대 복귀를 위해 철령의 파트너가 되는 큰 틀은 1편과 비슷하다. 여기에 미국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까지 합류해 범죄 조직 리더인 명준(진선규)를 잡기 위한 삼각 공조를 펼치며 풍성해졌다.

“전 원래 속편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까딱하면 전작보다 못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석훈 감독님이 하시고, 전편에 너무 기댄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시나리오였어요. 새로운 멤버가 들어와서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괜찮은 것 같았죠.”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스틸 / 사진=CJ ENM


작품은 개봉 전 언론 및 일반 시사회에서부터 호평이 줄을 이었다. “1편이 더 낫지 않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속상했을 것”이라는 유해진은 “우리가 다시 함께한 보람이 있었다. 새로운 멤버의 합류가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완성본을 보고 옆에 앉아 있는 현빈에게 ‘그래. 공조는 액션이야’라고 얘기했어요. 전 ‘공조’ 액션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현빈이 뛰어내리는 게 사이다 액션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그렇게 멋있더라고요.”(웃음)

1편의 배우들과 다시 호흡을 맞춘 건 5년 만이다. 사적으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출연 결정 대한 이야기는 따로 나누지 않았다. 촬영은 늘 그렇게 만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시작했다. 이미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기에 물 흐르듯이 흘러갔다.

“딸 역할을 한 박민하를 보면서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라고 느꼈어요. 박민하는 이전에 영화 ‘감기’ 때도 딸로 나와서 성장하는 걸 봐왔거든요. 세월이 가는 걸 너무 느꼈어요. 아내 역의 장영남은 극단에서도 함께 생활해 편한 관계예요. 정말 반가웠죠.”



현빈과 다니엘 헤니가 여성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는다면, 유해진은 남성 관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평범한 가장인 진태가 나라를 지키는 히어로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기 때문. 일각에서는 “역시 명절은 유해진”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영화를 보신 분들은 철령이나 잭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할 거예요. ‘너라면 누굴 선택할 거니?’라고 우스갯소리 할 텐데, 남자분들이 저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해 준 게 좋네요. 진태는 1편의 익숙함과 전반적인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네 가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역할이고요. 남의 이야기가 아닌 가까이 있는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1편보다 코미디가 강해진 ‘공조2’는 여전히 유해진의 웃음 지분이 상당하다. 특별한 것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애드리브도 군데군데 있다고. 유해진이 기억을 더듬어 떠올린 애드리브는 딸 연아의 저금통이 사라져 모두가 처제 민영(임윤아)을 의심할 때, 진태가 주머니 속에서 동전을 떨어트리는 장면이다. 그는 “사실 내가 범인이 아니다. 동전 뿌리는 건 내 애드리브”라며 “진태라는 인물이 풍성해지는 부분이다. 밉지 않은 설정”이라고 밝혔다.

“부담감이 없지는 않아요. 하지만 어느 작품에서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웃음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지름길 같은 거죠. 지루하지 않게 가는 방법입니다. 다만 그런 기대 때문에 무리해서 뭘 하고 싶진 않아요. 이 상황에서 필요한 걸 했는데 재밌게 봐주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다면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억지로 하는 건 안 하고 싶어요."

“어떤 분들은 그런 웃음 포인트를 요구할 때도 있는데 이석훈 감독은 제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강요하지 않았어요. 상황 때문에 즐거운 게 나오면 다행이고, 아니면 이야기 속에 하나가 되는 거죠.”



‘공조2’가 기분 좋게 흥행 신호탄을 쏘면서 3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유해진은 “그것까지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다 아니다에 대해선 말 못 하겠고 그때 가서 시나리오를 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네’라고 하지 않아요. 시나리오를 봤더니 정말 좋으면 안 할 이유는 없죠. 이 멤버에 시나리오까지 좋으면 할 거예요.”

“작품을 선택할 때는 해야 될 가치를 느껴야 해요. 웃음이든 철학이든 가치가 있어야 하죠. 흥행이 안 될 것 같은데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작품이라면 해야 된다고 하는 편이에요. ‘공조’ 같은 경우는 재미를 줄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명절 때 가볍게 수다 떨면서 볼 수 있는 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공조2’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OTT가 활성화되면서 극장을 찾는 이가 줄어들고 많은 작품들이 설 곳을 잃은 시기였다. 그는 “잠깐의 현상이었으면 한다. 좋은 작품이 나오고 볼거리가 많이 생겨서 ‘영화는 극장이지’라는 게 생기도록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냈다.

“몇 달도 아니고 몇 년 만이니까 무대 인사를 하는데 감동적이었어요. 객석에 관객들이 있는 걸 보고 정말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주 소중함을 느꼈어요.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길 원하는 직업이다 보니 관객들이 소중한 걸 알았지만 몇 년 공백이 있었으니 어쩔 수 없이 그 소중함이 확 느껴졌어요.”

“‘범죄도시2’가 목말랐던 걸 채워준 역할을 했다면, 다시 극장자가 조금 주춤해지면서 불안한 것도 있는 게 사실이에요. 우리 작품만 놓고 이야기한다면 재밌는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아요. 많은 작품이 극장에 모여서 불이 지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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